숨겨진 해변가 찾아다니기
우리가 기억하는 남프랑스의 해변모습은 어쩌면 오직 몇 개의 해변이지 않을까?
대표적으로 니스의 파란 파라솔이 펴진 메인해변,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해변의 전망, 에즈빌리지 뒤로 보이는 뷰가 있다. 조금 더 많이 알고 있는 경우, 뷜프헝쉬 슈흐 메흐의 팔로마 비치(Plage de Paloma)나 까시스의 깔랑끄덩보(Calanque d'En-vau)까지도 떠올릴 수 있겠다.
이미 유명한 해변은 이유가 있다. 조약돌이나 고운 모래로 인해 투명하게 비치는 맑은 물, 너무 가파르게 깊어지지 않는 경사, 잔잔한 파도, 주변 건물과 어우러지는 풍경. 이 네박자가 모두 딱 들어맞는 해변은 사실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로 메인해변을 꼭 찾아가야 한다는 점에 백번 동의한다.
아, 하지만 바캉스 시즌이나 여행 성수기에 메인해변에 간다면, 정말 해변가에 있는 조약돌만큼 많은 사람들만 구경해야 할 수도 있다. 햇볕 이야기에서도 다뤘듯이 이들은 아무리 뜨거운 여름일지라도 햇볕자리에 엎드리고 누워 해를 즐기고 있을 테니! 한국의 적당한 사회적 거리를 두고 파라솔을 펼친 해수욕장을 생각한다면, 빽빽한 나체에 다소 놀랄 수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간적 여유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혹은 남프랑스에 다시 방문한다면 조금 다른 방법으로 지중해 해변, 프렌치 리비에라를 즐겨야 한다! 구글지도를 켜고 'Plage'를 검색하여 메인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신비로운 해변들을 찾아보면 된다. 하이킹을 1시간쯤 해야 찾아갈 수 있는 해변들도 있지만, 대부분 접근성이 매우 좋다. 아마도 대부분의 메인해변은 가족들이 놀기에 좋은해변이고, 히든해변들은 물까지 들어가는 길이 약간 험하거나, 굵은 돌들로 이뤄진 해변인 듯하다. 만약, 적당한 해변을 못 찾겠다면 사람들이 바캉스 짐을 이고 지고 걸어가는 것을 슬슬 쫓아가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 바캉스 짐을 든 가족을 따라가 발견한 절벽 사이 수영존
우리는 어릴 적부터 정해진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는 방법에 익숙해져 있다. 해수욕장이 공식적으로 오픈하는 때에 맞춰 파라솔이나 튜브를 빌리는 것도 익숙한 바캉스 방식이다. 바다수영 혹은 바다 물놀이는 안전성이 언제다 1순위이기에, 한국식 해수욕장 이용방법이 가장 좋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다르다. 겁도 없이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고, 어디든 몸 하나 뉘일 자리만 있으면 비치타월을 깔아 눕고, 바다로 들어간다. 부모님이 아이를 데리고, 잔잔하지만 왠지 깊어 보이는 절벽사이 작은 해변가에서 물놀이를 하기도 한다.
익숙치 않아도, 숨겨진 히든해변을 꼭 찾아보자. 구석구석 숨겨진 남프랑스의 해변은 비치타월 하나 깔고 앉아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기에!
▼ 구글맵으로 헤메다 프랑스인에게 길을 물어 발견한 해변
숨겨진 해변엔 정제되지 않은 큰 돌들에 해초들이 자라 있을 수 있지만, 물의 깨끗함과 여유로운 풍경은 메인해변들과 비교할 수가 없다. 크고 작은 깔랑끄(만, Clanque)에 붙어있는 해변을 찾아 자리 잡으면, 많은 요트나 카약들이 해변 가까이 정박해 놓고 몇 시간씩이나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다.
푸른 하늘, 붉은 절벽, 때론 투명하고, 때론 짙은 바다, 마지막으로 둥둥 떠있는 요트와 물놀이하는 사람들까지. 개인적으로 히든 해변을 찾아가는 것은 물 반 사람 반이 아닌 '진정한 바캉스'를 누려볼 수 있는 최상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 섬에서 관광객들과 반대 산책길로 걸어가 발견한 해변
6월~9월 남프랑스를 방문한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혹시나 히든해변을 찾지 못해도 상관없다. 그냥 어디에서든 살짝 옷을 걷어 올리고서 무릎까지라도 그 차가움을 느껴보자!
따가운 햇볕에도 뭉근하게 미지근해지지 않고, 올곧게 '차가움'을 유지하고 있는 맑은 지중해에 몸을 담가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