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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슐랭 3스타의 현실? '그랑 메종 도쿄' 시리즈

by 지민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 시리즈를 통해 미식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심사위원으로 나온 '안성재 셰프'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슐랭 3스타를

받은 식당 '모수'를 운영하고 있다는 말이 꽤나 임팩트 있게 다가오며,

'도대체 미슐랭 스타를 받은 식당이 얼마나 대단한건데'를 시작으로,

미슐랭 스타에 대한 궁금증이 한국을 뒤덮지 않았나 싶다.


일본에서는 기존에 미슐랭을 소재로 한 시리즈가 꽤 많이 있었는데,

오늘은 특히 '미슐랭 3스타'를 목표로 시작하는 내용의 시리즈인

그 유명한 '그랑 메종 도쿄' 시리즈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자 한다.



tempImagedonoRm.heic '오바나 (우, 기무라 타쿠야) 셰프'와 '린코 셰프'



'그랑 메종 도쿄' 시리즈는 일본의 원빈이라 불리는 '기무라 타쿠야'를 주연으로 한 시리즈로,

2019년 최초 방영되며, 11%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한 역대급 드라마 중 하나이다.


내용은 간단히 말하자면 이렇다.

과거의 어떠한 사건으로 일본에서 거의 쫓겨나다시피 한 '오바나' 셰프가,

미슐랭 스타를 노리는 무명의 '린코' 셰프를 만나 도쿄에서 함께 식당을 시작하는,

어떻게 보면 '이태원 클라쓰'스러운 뻔한 바닥부터 쭉쭉 성장하는 그런 스토리로 보이는데,

물론 중간중간 생략된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요리를 연구하고, 해내는 디테일도 뛰어나고,

스카우트를 하는 어려움, 셰프로서의 역할 등등, '파인 다이닝' 운영에 있어 꽤나 현실적이다.

요리를 잘 모르는 나같은 경우, 개인적으로 솔직히 '파인 다이닝', 혹은 '오마카세'라 하면,

'접시에 그럴듯하게 조금 내놓은 것만으로 비싸게 받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 한 접시를 내놓기 위해 고민하는 장면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보니,

한 끼 수십만 원의 비용을 받는 이유가 있긴 있겠구나 싶기도 하였다.


뭐 디저트 하나 준비하려고 몇 주를 고민하는 거 보면.

드라마니까 그 정도지, 실제로는 더 길지 않을까 싶다.



tempImage6jNjum.heic 이 것으로만 수십 시간을



심지어 동일한 메뉴를 두고도, 준비하는 재료의 수급처 상황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갈리기도 하고,

훈연을 1분 더 했다느니, 더 적게 했다느니, 이정도로 셰프들이 만족을 못하는 거 보면,

미슐랭 스타를 얻는 것은 단순히 맛있고 든든하게 배를 채운다는 정도를 훨씬 넘어,

'먹을 수 있는' 예술 작품을 만드는 행위에 보다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생활의 달인' 시리즈에서 어지럽게 등장하는, 뭐 넣고, 뭐 달이고, 다시 넣고,

이런 과정을 실제로 한 음식, 한 음식을 위해 거의 평생을 반복한다는 말이다.

그냥 맛있는 요리들을 나열한 것을 코스라고 불러도 충분하겠지만, 특정 테마와 더불어,

손님의 한명 한명의 특징까지 반영하여, 요리에 곁들일만한 와인까지 정확하게 선별하여

식사 구성을 짜는 것이, 새삼 '식사'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든다.

좀 나아가면, 인생이라는 것도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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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먹어도 되는 게 음식인 것처럼, 대충 살아도 살아지는 것이 인생이긴 한데,

인생도 최대한 진심을 다해서, 누군가에게 보여줄 것처럼 열심히 임한다면,

결국 '미슐랭 3스타'처럼 인생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뭐 사실 인생까지 갈 것도 없고, 셰프들이 미슐랭을 받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들인다면,

사실 안될 것도 없지 않나 싶다. 육수 하나 내려고 6시간을 끓이니 말이다.


'메종 그랑 도쿄'는 드라마며 동시에 문화라고 생각한다.

요즘 다들 힘들 때, 어쩌면 필요한 것은 무언가에 대한 열정이 아닐까.

그거 하나면 2025년이 어쩌면 좀더 '견딜만한'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결국 한국인의 힘은 밥에서 나온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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