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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May 31. 2024

쓸데없는 오지랖도 병이다


며칠지나서 애정하는 작가님의  북토크가 있는 날이다. 한 달 전부터 손꼽아 기다렸기에 디데이를 헤아렸다. 다섯 손가락 안으로 날이 가까워지자 내 오지랖이 안테나를 세웠다.


작가님을 만나고 싶은 설렘에 몽클라이딩 글쓰기 방에 질문을 하고 아차 싶었다. 나이를 먹어도 종종 타인과 여럿이 있는 곳에 내 생각만으로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개인적으로  단톡방에 여쭤도 될 일을 그만 일을 낸 것이다. 곧바로 수습을 했다.  그럼에도 작가님은  넓은 아량으로 아무렇지 않게 답변해 주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대부분의 작가님들의 성향이 내향형이고 수줍음을 많이 탄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내가 속한 몽클라이딩 클럽하루 한 줄 마음 쓰기도 그렇듯이 사진을 공유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더 사생활을 보호하는 듯했다. 눈치로 말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얼굴을 드러내는 반면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필명으로 활동하는 분들이 있다. 각자 이유가 있겠지만 얼마 전 배우가 말했듯 얼굴이 알려지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닌 것은 사실이다.


머리가 금붕어인지 깜빡하고 작가님이 처음으로 방문하는 대전에 어떻게 이동하시는지 걱정됐다. 누가 보면 어린아이가 길 잃을까 염려하는 엄마의 마음이랄까. 지나고 보면 언제나 대전에 오시는 작가님들에게 먼저 연락했다. 북토크로 대전을 찾으시는 분들께 대전역으로, 복합터미널로 모시러 갔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또 설레발치려는 나를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말하는 도중에 번뜩이게 무언가 뇌리를 스쳤기에 참았다.


작가님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았다. 초면이라 불편하실 텐데라는 마음이다. 워낙 낯가림이 심하시고 타인을 의식한다면 도와주는 게 아니라 벌을 준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작가님께 내 마음을 알게 모르게 숨겼다.


어쩌면 작가님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필요하다면 택시나 버스로 이동하는 게 편할 수도 있다. 역시 겪어봐야 안다고 예전 김민철 작가님의 북토크가 끝나고 대전역까지 모셔다 드린다고, 물어보고 단칼에 거절당하면서 배웠다.


그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다른 작가님이 은유 작가님께 거절당하는 걸 보고도 나는 정신을 못 차렸던 것이다. 그러기에 김민 작가님도 그러실 수 있다고 인정했다. 내 생각만 앞섰다는 것을 알았기에 이제 깨달았. 상대가 불편해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더 짐작할 수도 없고 알아차리기란 더 어렵다.


'작가님~보세요. 북토크로  대전에 오시느라 힘드셨을 텐데 제가 너무 많은 말을 걸을까 혼자 사색하실 시간을 드리는 겁니다.' 사실 작가님의 운전수가 되어 드리고 싶었습니다.


여전히 나는 인간관계가 어렵고 관계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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