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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선미 Dec 23. 2024

일기예보에 따라 달라지는 몸가짐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1) 원문장


열기는 직관적인 반면,

온기는 상대적이다.

우리는 바깥이 몹시

춥다는 것을 알면

좀 더 따뜻하다고 느낀다.


(캐서린 메이-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 찾을 어휘(네이버 사전)

  

  열기 : 뜨거운 기운  

  온기 : 따뜻한 기운  

  직관적 : 판단이나 추리 따위의 사유 작용을 거치지 아니하고 대상을 직접적으로 파악하는 것.  유) 본능적, 직각적, 직감적  

    상대적 : 서로 맞서거나 비교되는 관계에 있는 것.  




2) 나의 문장


교통사고의 후유증은 직관적인 반면, 운전자의 고통은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진다(상대적). 겉으로 드러나는 외상이 없다고 무시했다가는 만성질환으로 갈 수 있다. 여러 부위가 번갈아 가며 아프다 보니 어깨 통증이 심할 때는 허리 통증을 잊어버리고, 허리 통증이 심할 때는 반대로 된다. 전에 없던 손 저림 증상까지 나타나 느닷없이 몰려오는 두통과 불안증 때문에 밤잠까지 설친다. 그래도 이만하면 다행이라며 아픈 몸을 추스르며 위안을 삼는다.


그런데 교통사고 이후로 나도 모르게 일기예보를 보면 미리 몸에서 반응이 온다. 혹시 비 예보가 있으면 몸이 미리 준비를 하는 것처럼 허리와 어깨가 아플 징조를 보다. 묵직한 어깨는 누가 위에서 누르고 있는 것처럼 뻐근하고 평상시에 앉아있어도 끄떡 없이 안 아픈 허리였는데 한 번쯤은 일어서서 허리운동해야 한다고 신호를 보낸다.


왜 그런 걸까? 내가 겪지 않았을 때는 몰랐다. 굳이 경험을 해봐야 우리는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아이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뜨거운 냄비에 자꾸 손을 가져가는 것처럼 눈앞의 궁금증을 해소하려는 인간의 본성은 직관적인 것이다. 하지만 뜨거운 냄비에 손을 대어보고 앗, 뜨거라고 경험 후 우리는 달라진다. 뜨겁다고 말하지 않아도 냄비만 보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한다. 뜨거울 수도 있으니 가까이 다가가면 안 된다는 것을.


문장으로 다시 돌아가서 나는 새벽에 눈을 뜨면 버릇처럼 하는 일이 있다. 휴대폰 화면에 있는 일기예보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 시간에 보는 일기예보는 어제저녁에 본 것과 달라졌는지 재검토하는 것이다. 왜냐면 일기예보는 순식간에 변하기 때문이다.  일기예보에 왜 이렇게 민감한 이유는 추위를 많이 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외모가 다르듯이 더위와 추위를 타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나처럼 추위를 타는 사람들은 일기예보에서 미리 춥다는 정보를 들으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외출을 한다. 두꺼운 옷을 겹겹이 입어서 몸이 둔해서인지 날씨가 생각보다 덜 추워서 그런지 몰라도 춥지 않다고 생각하게 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면 오히려 추위를 받아들여서 그런지 덜 춥고 오히려 따뜻하게 느낀다. 이번 겨울도 그랬으면 좋겠다. 기상학자들이 올해 겨울이 유난히 춥다고 예보하는데  좀 더 따뜻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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