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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래빛 Apr 22. 2021

그 처음의 시작

내 인생 37살에 찾아온 불안장애 극복기 - 1


여느 때처럼 나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심장이 쿵쿵쿵 서서히 빨리 뛰기 시작했다.


- 뭐지? 나도 모르게 카페인을 먹었나?


나는 '카페인 급성 반응'을 가지고 있었다.


커피를 비롯한 카페인을 섭취할 경우, 심장이 빠르게 뛰고 손이 떨리며 안절부절못하다가 결국 토악질을 하곤 했다. 구토하지 못하는 경우는 병원에 가서 수액을 맞고 모두 몸에서 배출해내야만 증상이 가라앉았다.


그래서 난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려 극도로 조심하는 것이 생활화되어 있었다.


쿵, 쿵, 쿵, 쿵쿵쿵 쿵쿵쿵...

심장은 더 빨리 뛰고 있었고, 숨이 가빠지고 가슴이 답답해졌다.

심장이 마치 밖으로 뛰쳐나가려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조심히 자리에서 일어나 서류창고로 가서 문을 닫았다.

오래된 종이들의 쾌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심호흡하기에 좋은 장소는 아니었지만 달리 갈 곳이 없었다.


"후 우우....."


나는 좁은 창고 안에서 여러 차례 심호흡을 하며 소란해진 몸과 마음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심장을 어루만지면서 책장 사이를 잰걸음으로 왔다 갔다 했다.


시간이 약 10분쯤 흘렀을까? 조금 더 나아진 것을 느끼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


다음날에도 그다음 날에도 같은 증상이 반복되자, 나는 병원에 갔다.


증상을 말하며 심장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고 하자, 의사 선생님은 심전도 검사를 권했다.


심전도 검사 결과는 약간 심장이 평균 수치보다 빨리 뛰기는 하지만 협심증 등의 심혈관질환이 의심되는 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럼 대체 뭐지?


그리고 그렇게 의사와 대화를 하고 검사를 하고 나자 가슴의 답답함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게 나의 공황발작의 시작이었다는 것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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