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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rn May 28. 2021

비와 나

비 오는 날엔

나의 10대부터 지금까지

비 오는 날의 나의 감정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고교시절에는

이른 아침 등굣길 

비가 내리면 젖는 양말과

눅눅해지는 공기.

오랜 시간 교실 속에

갇혀있는 것이

마냥 좋진 않았다.


대학시절에는

작은 비가 내릴 땐

하염없이 창 밖을 

내다보는 것이 힐링이었고

큰 비가 내릴 땐

맨발로 밖을 나가 온몸으로 비를 

맞고 돌아다니는 것이 

그렇게 좋았다.



비 오는 날

친구들과 음악을 듣고

맨발로 춤을 추며 해맑았던

우리가 그립다. 


오늘도 비가 온다.

베란다 앞에 앉아

가만히 명상을 한다.



약간의 차가운 공기와

나의 살갗에 닿는

표면이 사그락 거린다.

손가락을 조금씩 

움직여보며 손가락 사이사이로

빠져나가는 무언가를

찾아본다. 


오늘은 하루 종일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을 것만 같은 날이다.

좋은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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