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을 수놓은 함성소리
하늘에는 상현달. 아래에는 히어로의 노랫소리
10월 12일 저녁 대전월드컵경기장
그곳에서 우리는 새로운 행복을 알았다.
결혼하고 이이들이 다 크도록 늘 누군가와 함께 어딘가를 가곤 했었다.
그런데 이젠 나 혼자서 가고 싶은 데가 많아졌다.
그건 바로 한 가수의 팬이 된 이후일 것이다.
그의 팬이 되고 나서는 콘서트에 추구경기장에 팬덤카페에 그리고 극장까지 나의 활동반경이 조금씩 넓혀지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달랐다.
지방에서 열리는 친선축구경기에 그가 나선다는 거다. 경기는 팀히어로와 팀기성용으로 노래도 축구도 진심인 임영웅이 히어로 팀 주장이라니 더욱 기대가 컸다.
하프타임에는 짧은 공연도 할 예정이라니...
너무나 가고 싶었다. 하지만 저녁경기라 망설여진다. 밤늦게 도착한다면 지하철이 끊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몇 날며칠을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좋은 자리는 다 매진이 되어버렿다.
안절부절 애태우는 날 바라보던 딸이 이런 내 마음을 눈치채고는 급히 티켓 3장을 예매하고 왕복 ktx기차표도 예매해뒀단다.
이게 웬일인가?
난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
근데 왜 3장이야?
이어서 돌아온 대답이 보디가드가 필요하잖아! 그래서 남자친구와 함께 가자고 했단다.
그래서인지 밤길에 다녀오는걸 살짝 우려하던 남편도 마음이 놓인다며 좋아했다
그렇게 우린 당일치기 짧은 가을소풍을 떠났다.
기차에서 내려 대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니 이미 경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우린 늦은 와중에도 주체 측에서 준비한 기프트팩을 하나씩 받아 들고 꼭대기 층으로 이동했다. 가는 내내 왜이리 자리가 멀지? 하며 걷는데 내 가방을 얼른 채가는 딸의 남자친구 어머니 힘드시잖아요! 하며 든든히 앞장을 선다. 어쩜 저리도 건실할까?
꼭 누구를 닮은 거 같다는 생각을 하며 웃으며 뒤를 따랐다.
경기가 시작되고 12분 만에 터진 선재골! 역시 히어로팀이다!
온통 함성이 울려 퍼지고 기쁨에 들떠나도 모르게 소리를 있는 대로 지르고 있었다.
그렇게 전반전이 1대 0으로 끝나고 하프타임에 드디어 그가 등장했다.
축구를 하느라 온통 새까맣게 그을린 얼굴에 까만 선글라스 빨강가 파랑 금색이 들어간. 가죽점퍼를 입고 자신과 댄서 모도 축구화를 신고 등장한 그는 내리 세 곡을 춤과 함께 불렀다.
히어로. 두오다이. 홈.... 가을 밤하늘에는 상현달이 밝게 떠 있고 경기장에서는 신나는 함성과 영웅시대 칼라인 하늘색으로 온통 푸른 물결이 일렁였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칭하는 일면 요술봉(영웅시대 응원봉)불빛이 일제히 깜박 거리고 있었다.
아! 이런 게 행복이지! 신이 나서 활짝 웃고 있는 내 모습을 몰래 촬영하던 딸이 실시간으로 가족 단톡방에 실시간으로 보내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나는 목이 터져라 소리 지르고 노래를 따라 열창 했다.
그는 신명 난 공연을 끝내고 퇴장하면서 잔디밭에 털썩 드러눕는 귀여운 시늉을 해서 한바탕 웃음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때 딸이 말했다.
"엄마! 영웅이오빠는 대게 힘들겠다. 열심히 축구도하고 또 저렇게 파워풀한 춤도추고 노래도 하니까 엄청 힘들겠다. 왜 저렇게까지할까?"
마냥 신나 하던 내 가 생각해도 영웅이가 정말 힘들겠다 싶었다.
"그래도 누가 말린다 해도 영웅이는 분명 자신이 자처해서 더 좋은 공연을 보여주려고 했을 거야 전국에서 자신을 보러 와준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큰 사람이니까!"
그렇다, 그는 항상 팬을 생각하면서 더 완벽한 공연을 하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자기 관리도 한다고 했다.
우리는 경가가 끝나기 10분 전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챙겨간 비닐에 우리가 먹었던 간식과 사용했던 휴지를 담고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서아했다.
기차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내려오는 길에 2대 2로 나란히 주고받던 두 팀은 추가골로 3대 3이 되었다.
우뢰와같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그렇게 기분 좋은 3대 3소리를듣고 우리는 지하철을 탔고 뒷부분이 궁금했던 나는 휴대폰앱으로 생중계를 확인했다. 어느새 3대 4로 기성용팀의 승리로 경기가 끝났다는것이다.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기부를 위한 친선 경기이니만큼 그틀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으로 값지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즐거운 소풍이 가져다준 행복김을 잔뜩 채우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