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른 동물들보다 약하게 태어난다. 스스로 움직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말, 소, 양은 태어난 지 1~2시간 내에 걷는다. 사슴, 기린은 30~1시간 내에 서서 걷는다. 돼지, 개, 고양이는 2~3주 내에 안정적으로 걷는다. 그러나 인간은 평균 12~18개월이 필요하다.
걷지 못하는 동안에는 오롯이 보호자의 보살핌에 의지해야 한다. 하지만 이 시간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 걷지 못하는 그 긴 시간 동안, 우리는 사랑을 배우고 언어를 익히며 생각하는 법을 터득한다. 다른 동물들이 본능에 의존해 살아가는 동안, 인간은 복잡하고 섬세한 감정과 사고의 세계를 구축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걷기 시작할 때, 그것은 단순한 이동을 위한 움직임이 아니다. 그것은 자립의 선언이자, 자신의 길을 개척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사람은 걷기까지 셀 수 없이 많은 넘어짐과 일어섬을 몸으로 익힌다. 넘어지고 곧장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울기도 하고, 때로는 보호자를 바라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어서기 위해 부단히 애를 쓴다. 일어나 걸어야 한다고 가르친 것이 아님에도 본능적으로 일어나 서 있으려고 시도한다. 일어서기를 성공하면, 뒤뚱뒤뚱 걸어가며 균형감각을 익혀나간다.
이런 모습은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넘어진다. 실패하고, 좌절하고, 때로는 길을 잃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일어설 것인가.
아무도 우리 대신 일어서 줄 수 없다. 아무도 대신 걸어줄 수 없다. 때로는 누군가의 격려와 응원이 힘이 되기도 하지만, 일어서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걷는 것도 마찬가지다. 같은 곳을 향해 함께 걸어갈 수 있고, 같은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사실은 저마다의 목적지가 다르다는 점이다. 결국, 자신만의 길을 가는데 있어서는 홀로 걸어가야 한다.
사람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학습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상상하고, 가정하며 경우의 수를 고려해 대비할 수 있다. 덕분에, 인류는 다채로운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었다. 각각의 가치관에 동의하는 사람들끼리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고, 연대하며 나아간다.
우리는 수많은 가치관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여러 가치관이 혼재된 채로 살아간다. 서로 대척점에 있어서 유사한 가치관도 존재한다. 그러나 분명한 점이 있다. 가치관의 핵심은 살아갈 삶의 양식이라는 사실이다. 삶의 방식이 되기도 하고, 추구하는 바를 대변하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가치관을 접하게 된다. 가치관뿐 아니라, 삶의 태도, 지식, 기술 등을 접하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과 비슷한 생각이나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 반대의 사람도 만날 것이다. 이런 만남들 속에서 자신의 결을 알아간다. 공감하기도 하며, 이해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의 생각을 구축해나간다. 때로는 확장하며, 때로는 부정하면서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자신의 감성과 마음, 생각, 태도가 선명해진다. 자신의 삶의 지향이 분명해지는 것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의미를 부여하는 가운데 드러난다. 또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성장과 성숙의 시간을 거치면서 삶의 이유를 발견하기도 한다.
인생의 주체는 '나'이다. 생각의 주체 역시 나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수많은 가치관과 의견들이 존재하는 가운데서, 어떤 의견을 따를지, 종합해서 자신만의 길을 걸어갈 지는 자신의 몫이다.
세상에는 나 혼자만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방향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다른 곳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게 되며, 걸어가는 방향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이 있다. 각자 갖고 있는 가치관으로 살아가며 나아간다는 점이다. 이 나아감은 성장의 의미일 수도 있고, 방향만 의미할 수도 있다. 이는 누구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걷는 주체는 결국 자신이다. 어떤 자세로 걸을 것인지, 어떤 보폭으로 걸을 것인지, 어디로 향해 나아갈 것인지는 자신에게 달려 있다.
걷기 위해서는 다양한 것들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자신만의 목적과 걸을 수 있는 근육, 균형감각 등 다양하다. 동시에 이는 함께 살아가기 위한 기본조건이다. 뿐만 아니라, 끝까지 걷기 위해 유지해야할 요소들이기도 하다.
어떤 걸음걸이로 어떻게 걸어왔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성찰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다시 나아감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멈춤의 시간은 필연적으로 필요하다. 잘 가기 위한 하나의 지혜이자 쉼이다. 나아가기 위한 체력을 회복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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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가치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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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
2) 진정성보다는 진실성
3) 교학상장
4) 태도의 중요성
5) 닭 대가리처럼
2장. 기억과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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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독서와 글
2) 12년간의 리더생활
3) 국토종주 라이딩
4) 생명
5) 신뢰받음
3장.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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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살아요?
2) 어떻게 살 것인가?
3)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4) 무엇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5)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4장. AI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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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습하는 능력
2) 읽고 쓰는 능력
3) 질문하는 능력
4) 판별하는 능력
5) 한계와 마음가짐
5장.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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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거울
2) 유쾌함
3) 둘러보기
4) 오늘을 살라
5) 마침표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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