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데일 패러독스와 긍정적 사고의 진정한 의미
직장생활에서 구성원들에게 가장 중요시하는 태도 중 하나가 바로 ‘긍정적 사고’이다. 동시에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요인을 꼽을 때 ‘긍정적 마인드/사고’가 가장 핵심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긍정적 사고는 ‘매사에 앞으로 잘 될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희망을 갖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 사고’의 개념에 대해 좀더 면밀히 따져 볼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스톡데일 패러독스(Stockdale paradox)’ 사례를 통해 긍정적 사고의 본질적 특성을 이해해보자.
제임스 본드 스톡데일 (James Bond Stockdale)
포로수용소 수감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제임스 스톡데일(1923~2005년)은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베트남전에 공군 조종사로 참전하였다. 전쟁수행중 포로로 잡혀서 일명 하노이 호텔이라는 악명 높은 베트남전 포로 수용소(감옥)에 1965년 수감되었다. 당시 그는90cm*275cm 크기의 매우 좁은 독방에 수감되었다. 초반에는 미군의 고급 정보를 빼내려는 베트남군인으로부터 엄청난 고문과 괴롭힘을 당했다. 또 베트남군은 그들이 운영하는 수용소 측이 전쟁 포로들을 잘 대우해주고 있다는 내용을 선전하고 회유전술 차원에 스톡데일 장교를 언론/TV에 노출시켜서 미군을 압박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의 심리전술을 알아차린 스톡데일은 방송출연 직전 스스로 얼굴에 자해를 해가면서까지 베트남군의 선전 홍보에 차질을 빚게 하는 등 감옥에서의 고통과 괴로움은 엄청났다.
1972년, 정확히 6년 8개월간의 감옥생활을 마치고 풀려나 다시 미국 군인으로 복귀하여 미 해군 3성 장군까지 복무했다가 제대하였고 1992년에는 미국 대선에서 제3후보 로스페로의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도 했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그렇게 혹독한 감옥생활에서 포로로 잡혀 함께 했던 미군들이 대부분 사망한 가운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느냐? 본인과 그들의 차이가 있었느냐? 그 비결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하였다. 이에 스톡데일은 사망한 대부분의 전우들은 ‘지나치게 낙관주의자(긍정주의자)’들이었다는 답변을 하였다. 그들은 감옥상황을 매우 긍정적으로 보았기 때문에 사망했다는 말이다.
이게 무슨 말인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매사에 긍정적이고 낙관주의적 사고를 갖도록 길러져 왔고, 그런 긍정적 태도를 갖는 것이 성공의 필수 요소라고 배워왔다. 실제로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이 갖고 있는 태도 중 하나가 바로 ‘긍정적 사고’ 라는 사실에 대해부정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톡데일의 진술에 따르면 대다수의 사망자들이 긍정적(낙관적) 사고를 가졌다고 하면서, 그들은 ‘올해 성탄절이 되면 풀려나겠지’라며 기대를 하였고, ‘성탄절에 풀려나지 못하면 다시 추수 감사절에는 석방되겠지’ 희망을 가졌고, 다시 ‘다가오는 성탄절에는 풀려 나겠지’라는 희망을 꿈꾸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점차 석방이 현실화 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한번 기대할 때 마다 석방은 더 요원해져, 기대와 희망을 반복하다가 결국 낙담하고 실망하면서 무기력 해져갔고, 결국 심신이 박약해져 질병에 걸려 대부분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반면 스톡데일은 달랐다. 그는 미래에 반드시 살아남아 석방되어 미국으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강렬한 의지를 가졌고, 동시에 현재의 전쟁상황이 결코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다는 점, 전쟁 포로로서 쉽게 풀려날 상황이 아니라는 점 등 ‘현실 상황에 대한 냉정한 인식’을 하였다. 즉,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과 동시에 미래에 반드시 살아서 석방될 수 있다는 긍정적 희망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스톡데일은 틈틈이 감옥안에서도 팔굽혀펴기를 비롯한 살아남기 위한 기초체력을 유지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스톡데일이 약 7년여의 감옥생활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다수의 사망자들이 지나친 긍정주의자들이었다면 그는 ‘냉정한 현실주의자면서 동시에 긍정적주의자’ 또 다른 표현으로 ‘낙관적 현실주의자’ 였던 것이다.
결국 스톡데일 패러독스의 개념은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낙관적 생각으로 당면한 문제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함으로 인해 오히려, 잘 될 것이라는 기대치와 달리 상황은 더 악화되는 모순”을 일컫는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긍정적 미래를 기대하고 바라보면서 동시에 현실적인 어려움과 과제들을 풀어가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을 의미한다.
현실인식 수준과 긍정적 마인드 2*2 프레임을 통해서 재정리 해보자.
현실적 어려움속에서 상황에 대한 인식수준과는 상관없이 부정적 마인드가 높은 경우(A, D)는 ‘어차피 포로 수용소 살아서 나가기는 글렀다’고 생각하면서 생을 포기하게 되는 된다.
다만, 여기서 긍정적 마인드만 강한 부류(C)는 포로 수용소이자 감옥이라는 현실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머지 않아 곧 석방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심리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인식하였다가, 한두 해가 가도 석방이 되지 않자 실망에 실망을 거듭하면서 심신이 지쳐서 결국 포기하거나 병들어 사망에 이르렀다.
바로 이 부분(C부류)은 조직문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 있다.
특정의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원인규명을 비롯한 정확한 상황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막연히 기존에 해오던 방식으로 접근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황이 개선되지 못하고 심지어 악화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이것은 분명히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진단이 잘못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대다수의 경우 ‘어쨌든 우리가 열심히 하면 잘 풀리겠지’라고 기존 방식을 그대로 고수하여 오히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경우가 나타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이다.
반면에 긍정적 마인드가 강한 부류(B)의 경우는 ‘현실 상황에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반드시 살아나갈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를 가진 경우이다.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갖되, 그 대신 현실에 처한 어려움과 난관을 제대로 직시하고, 미래에 대한 확신을 달성하기 위해 당장 지금부터 해야 할 일, 처리해야 할 일을 묵묵히 실행해 가는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긍정적 사고와 태도가 성공 요인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긍정적 사고’는 앞으로 무조건 잘될 것이다라는 단순한 희망이 아니라 미래는 잘 될 것이다라는 꿈과 희망은 갖되, 동시에 현재에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의 지향하는 꿈에 도달하기까지 반드시 해야할 일, 거쳐야 할 일 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실천활동이 수반되어야한다는 생각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긍정적 사고’라는 점이다.
오늘날 미래 전망이 불투명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갖추어야 할 것은 스톡데일패러독스를 통해서 ‘맹목적 긍정주의자’가 아닌 “긍정주의적 현실주의자” 들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