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니나노 Oct 23. 2023

아내의 레시피

김치볶음밥 도시락

이직을 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남편은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다.

하루종일 배를 곯다 허겁지겁 저녁을 먹는 모습을 보면 내 아들이 투영되어 가슴이 저렸다.

그렇다고 나의 시엄마는 안 그러실 분이지만...그래서 더 짠한 남편 이기에 내 큰 아들이다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사랑을 운운하기에는 의리와 책임감이 더 커버린 21년 차 오래된 연인이기에 내 자식들의 아버지의 위치가 제일 큰 게 현실이다.

짊어진 짐의 무게가 막중함을 알기에 나는 새벽에 남편 도시락을 싼다.

보온도시락에 뜨끈하게  싸주고 싶었지만 후딱 먹고 쉬고 싶은 그는 김치볶음밥을 주문했다.

파기름을 내고 홈쇼핑에서 구입한 김수미 님 김치를 쫑쫑썰고 다진스팸을 튀기듯 볶다 찬밥과 굴소스로 간을 맞추고 참기름을 쥐똥만치 넣음 완성

단백질이 부족하니 계란프라이도 하나 올리고 검은깨로 치장을 하면 김밥천국 김볶 저리 가라다.

내 마음이 가득 담긴 점심을 먹고 오늘도 돈 많이 벌어오길...

작가의 이전글 우리 집 중2 사교육비 0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