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하고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남편은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다.
하루종일 배를 곯다 허겁지겁 저녁을 먹는 모습을 보면 내 아들이 투영되어 가슴이 저렸다.
그렇다고 나의 시엄마는 안 그러실 분이지만...그래서 더 짠한 남편 이기에 내 큰 아들이다 생각하기로 했다.
이제 사랑을 운운하기에는 의리와 책임감이 더 커버린 21년 차 오래된 연인이기에 내 자식들의 아버지의 위치가 제일 큰 게 현실이다.
짊어진 짐의 무게가 막중함을 알기에 나는 새벽에 남편 도시락을 싼다.
보온도시락에 뜨끈하게 싸주고 싶었지만 후딱 먹고 쉬고 싶은 그는 김치볶음밥을 주문했다.
파기름을 내고 홈쇼핑에서 구입한 김수미 님 김치를 쫑쫑썰고 다진스팸을 튀기듯 볶다 찬밥과 굴소스로 간을 맞추고 참기름을 쥐똥만치 넣음 완성
단백질이 부족하니 계란프라이도 하나 올리고 검은깨로 치장을 하면 김밥천국 김볶 저리 가라다.
내 마음이 가득 담긴 점심을 먹고 오늘도 돈 많이 벌어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