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 K 와의 대화 * 종교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난 그를 잘 모른다.
50호실 병실은 혼자 쓰고 있다는 것.
신부님이셔서 Father K라고 불린다는 것.
어떠한 연유로 항상 고통 속에 있어
진통제를 찾는다는 것.
confused 하고 혼자 일어나면 안 될 정도로
낙상 위험이 크다는 것.
그가 내가 그에 대해 아는 전부이다.
벨을 자주 누르고,
낙상 위험이 큰데도 계속 일어나는 환자는
간호사들이 보통은 힘들어하는데,
이상하게도 모두 그를 좋아한다.
일어나지 말고 꼭 벨을 누르라고
말하는 간호사들 얼굴에는
그래도 항상 미소가 있고,
대화를 하면
축도를 내려주고
" God bless you"
라고 축복을 해주는
그를 이상하게 모두 좋아한다.
그를 담당하는 간호사가
잠시 약을 가져오고
다른 환자를 보는 사이
그가 일어나지 않도록
잠시만 봐달라고 해서
그와 제대로 된 대화를 처음 하게 되었다.
" Father K,
간호사가 약을 금방 가져온대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 빨리 가져오라고 해줘!"
그가 소리를 치는 게
짜증 나서가 아닌
대게 노인들이 그렇듯
자기가 잘 안 들려서
다른 사람들이 크게 말해야 되는 것처럼
자기도 크게 말하는 것임을 알기에
그의 호통에도 그를 보면 웃음이 났다.
" 신부님이라고 들었어요.
저도 크리스천이에요.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세요. "
" 정말?
그렇다면 그는 나에게 왜 이렇게
큰 시련과 고통을 주는 거야"
" 날 위한다면, 날 사랑한다면
이렇게 큰 고통을 줄리 없어"
" 그 크신 뜻을 전 모르지만
하나님은 감당가능할 만큼의
고통을 주시는 분이시잖아요."
" 당신이 지금 감당할 수없을 만큼
큰 고통 속에 있다는 건,
하나님은 당신이 그 큰 고통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큰 사람인 걸 아시기 때문이에요."
" 당신이 강한 사람이기에
큰 시련을 주신 게 아닐까요? "
"하나님의 뜻에는 다 계획이 있고,
당신은 그 계획하심 속에서 안전해요."
" 그 뜻을 전 잘 모르지만,
한 가지 제가 확신할 수 있는 건
우리는 모두 당신을 너무나 사랑하고,
하나님도 당신을 사랑하세요. "
이 대화가 간호사로서 적절했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고통으로 인한 짜증과
불안으로 가득했던 그의 표정과 말에서
안도와 안정이 찾아오는 것을 보며
그래도 틀리지 않진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가 내게 내려준 축도와 감사인사가
내게도 안도와 안정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