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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llee Apr 16. 2024

캐나다 간호사의 데이시프트

12시간은 어떻게 흘러갈까

어느 정도 일을 하다 보니 나름 나의 루틴이 생겼다.

0715-1915 12시간 동안 일을 하면 시간이 많아

여유로울 것 같은데 생각보다 시간이 부족해

정신없이 지나간다. 


정신이 없어도 나름 알차게 흘러가는

나의 시프트를 써보려고 한다. 


0715 시작이더라도 보통 30분 정도 일찍 출근한다. 

0640

병원에 도착해 보통 미리 시켜놓은 팀홀튼 커피를 

픽업하고 바로 병동으로 올라간다. 


병동에 도착하면 바로 널싱스테이션이 있는데, 

거기 보면 오늘 내가 담당할 병실이 쓰여 있다. 


내 이름과 옆에 쓰인 병실을 확인하고

병원 차팅 시스템에 로그인해 내 환자들을 선택해 환자리스트에 추가한다.

그러면 환자 정보가 적힌 종이를 뽑을 수 있는데,

거기서 차트를 보며 리포트받을 준비를 한다.


보통 의사 노트, 전시프트 간호사 노트, 오더들을 보면서

diet, orientation, assistance level 등 기본적인걸 확인하는 편이다. 

그리고 퇴원계획도 보면서 12시간 동안 어떻게 케어할지 나름 고민을 한다. 


0650-0715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이전 나이트간호사가 리포트를 준다.

차트내용을 전체적으로 얘기해 주며

그전 시프트에 있었던 일과 주의해야 할 것들을 이야기해 준다. 


이때 보통 차트 외에 더 해야 할 일들이 있는지 확인한다.

보통은 방광초음파(?), 소변줄, 콧줄 등 추가적으로 해야 할 일을 확인한다. 


0730-0830

리포트를 받고 더 확인하고 싶은 부분을 차트로 확인하고, 

활력징후를 잰다. 바이탈사인만 재는 게 아니라 

동공반사 등을 포함한 head-to-toe assessment를 간단하게 한다.


직접적으로 손을 쥐어보라든지, 심장 및 폐소리를 듣는다는지 등

내가 하는 검사도 있지만, 이야기를 나누며 환자를 보며 여러 가지 확인을 한다.


그러면서 늦게 시작하는 환자들은 아침약도 함께 드린다. 


~1200

점심 먹기 전까지 아침약을 드리고, 

샤워 등 기본적인 케어를 돕고,

점심때 의자에 앉고 싶어 하는 환자들을 옮기고

특이 사항이 발생했을 때 의사한테 노티 하는 등

다양한 일들을 한다. 


이때 아침에 발견한 특이사항들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의사에게 노티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중에 노티 하면 하루종일 그에 따른 검사들이나 확인들이 늦어진다.


우리 병동은 11시에 의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 등이 모두 모여서

함께 라운드를 하기 때문에 라운드 전에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도 확인한다. 

(보통 특이사항이나 걱정사항, 환자의 말 등을 전달한다. ) 


-1600

45분간 점심 쉬는 시간에서 돌아와서 

환자 차팅을 하고, 다른 간호사 쉬는 시간을 커버하며 보낸다.


피검사가 아침에 안된 게 있다면 추가로 진행하고,

추가 검사나 이동이 있을 때 이때 대부분 하는 편이다. 

벨을 확인하면서 오후 약도 드린다. 


보통 기저귀 갈고, 환자 가족과 이야기도 하고 차팅도 하다 보면

시간이 진짜 금방 간다. 


-1830

저녁 쉬는 시간을 갖고

내 시프트를 마무리하며 못다 한 일들

그리고 나이트간호사에게 내 환자를 넘길 준비를 한다.


기저귀를 갈고, 소변통을 비우는 등

확인해야 할 부분들을 확인하며 나이트간호사 환자를 받을 때

최대한 잔일들이 없게 하려고 하는 편이다. 


마무리 차팅으로 하루 중 차트에 넣지 못한 것들을 노트에 쓰기도 하고

못다 한 차팅을 한다.


-1915/30

그리고 다음 간호사에게 내 환자 리포트를 하면 하루가 끝난다. 

간호사가 늦게 오거나 순서를 기다릴 때가 있어

오래 걸릴 때는 늦게 집에 가기도 한다. 


중간중간 하는 다른 일들도 있다.

차지널스에게 내 환자에 대한 정보를 줘서 다음날 환자배정을 할 수 있게 한다.

중간중간 검사에서 왔다 갔다 하는 환자들을 확인하고

옮기는 걸 도와주는 것도 나의 일이다. 


하루종일 걷고 서있으면서

환자의 아침부터 저녁까지 함께하기에 정신없이 돌아간다.

특히 우리 병동은 마비가 있는 환자들이 많아서

정말 간단하게 물을 마시게 하는 것도, 물을 가져다주는 것도 

물건을 갖다주고, 2시간마다 자세를 바꿔주는 등 

이런 것도..? 나의 일이다.


커피를 아래에서 픽업해 달라고 벨을 누르기도 하고, 

정말 말도 안 되는 부탁들도 많아서

여기서 분별력 있게 걸러서 나의 바운더리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읽으면 그때그때 시간대가 생각나서 재밌는데,

남이 읽으면 재미없으려나...?

12시간이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게 

바쁘고 집이 그리워지게 정신없이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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