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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꼽슬이 Jan 16. 2023

이번 겨울 방학에 아이와 무엇을 할까

아이와 시골살이

내가 근무하는 협동조합에는 특별한 휴가가 있다. 10년 근속을 하면 주어지는데 3개월 간 유급으로 쉴 수 있다. 물론 월급을 다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식적으로 돈을 받으면서 3개월이나 쉴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나는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1개월, 그리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근무를 했기 때문에 약 11년을 일 한 시점에서 안식휴가를 쓸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2년 전부터, 2023년 1월을 꿈꿨다.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을 쉬면 무엇을 할까 하고 행복한 상상을 했다. 처음에는 제주도에 가서 두 달 살기를 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마침 아이도 방학일 테니, 아이와 둘이 가고, 당신은 종종 찾아오면 어떨까라고 남편에게 말하니, 이왕 가는 거 아예 해외로 가는 게 어떻겠냐고 말해주었다.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는데, 그러고 나니 선택지가 정말 많아졌다. 겨울이니 일단 따뜻한 곳으로 가보자 싶었고, 처음 생각한 것은 하와이였다. 그러다가 뉴질랜드가 좋다는 말로 누군가 거들었고, 그때부터 나는 뉴질랜드에 꽂혔다. 마침 거기에 살고 있는 친한 친구도 한 명 있어서, 그 친구와 소식을 주고받으며, 캠퍼밴을 타고 아이와 2개월 간 뉴질랜드 곳곳을 여행하는 달콤한 꿈을 꿨다.


그런데, 그 꿈이 거의 이뤄질 것이라고 믿었던 순간, 직장에 커다란 인력 공백이 생겼다. 도저히 3개월 안식 휴가를 쓰겠다는 말을 꺼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는 엄청나게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그 실망감을 달래기 위해 일단 6박 8일의 발리 여행을 계획했다.


남편이 너무나 좋아하는 클럽메드에서의 5박을 포함한 발리 여행으로 아직 초등학생인 딸은 그렇게 뉴질랜드를 잊어갔다.


하지만 엄마인 나는 아이와 찐하게 보낼 겨울 방학에 대한 부푼 꿈을 버릴 수 없었다. 4학년 올라가기 전, 아직은 10대가 되기 전인 딸과의 추억을 만들 다른 방법. 고민하고 간절히 바라다보니 더 좋은 계획이 생겼다. 지금 생각해 보면, 어린 딸과 둘이서 하는 캠퍼밴 여행이라니. 그것도 외국에서 우리나라와 반대 방향인 도로에서 혼자 운전을 하면서… 참 무모한 생각이 아니었을까. 그래도 조만간 한번 꼭 해보고 싶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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