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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콜릿 한스푼 Jun 18. 2024

5년째 쓰던 핸드폰을 바꿨다.

오래된 물건을 바꾼다는 것.

나는 무엇이든 쓰던 것을 바꾸는 것을 잘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익숙한 것이 좋기도 하고, 쓰던 물건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무던한 성격이기도 하다. 이 성격 덕분에 신발, 옷, 사소한 물품들 하나도 내 손에 들어오면 그것은 잃어버리지 않고 오랫동안 쓰는 편이다.


어느 순간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고이 보관하며 사용하다 보니 집은 포화상태가 되었다. 이제는 집도 조금씩 정리를 할 때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여전히 "안 쓰는 물건이라 그냥 버려야지!" 하기에는 너무 새것과 같은 물건이 많다. 그렇다고, 팔기에는 요즘 누가 남이 갖고 있던 물건을 사려고 하는가? 하는 생각에 파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렇게 나에게 소중한 듯 버거운 물건들과의 불편한 동거가 계속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내 몸과 같이 들고 다니는 핸드폰이 슬슬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기계도 사람처럼 오래 쓰면 여기저기 고장이 난다고 했던가? 내 핸드폰도 4년을 넘기자 슬슬 수명을 다 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장 났다고 쉽게 바꿀 생각이 없었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핸드폰에 너무 만족하기도 했고, 여전히 좋은 핸드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장 났다고 휙! 교체하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었다. 핸드폰이 삐거덕 거리는 이유를 찾아보니, 배터리 노후 문제였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서비스 센터에 가면 5만 원 정도면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었고, 그러면 이전처럼 불편함 없이 쓸 수 있겠거니 했다. 그래서, 몇 번의 헛걸음질을 반복하고 나서야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배터리를 교체하고 기분이 좋았다. 다시, 예전처럼 쌩쌩한 상태로 핸드폰을 사용할 수 있겠지? 싶은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내 생각과 다르게 교체한 핸드폰 배터리는 배터리를 교체한 게 맞는지 모를 정도로 충전이 잘 되지 않았다. 순간 "헛 돈을 썼구나." 하는 낭패감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교체 값을 들였으니, 얼마간은 더 써보자. 싶었다. 쓰다 보면 또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긍정 회로를 돌렸던 것 같다. 하지만, 기계는 나의 긍정적인 생각과 달리, 쓸수록 충전은 더더욱 더뎌졌다. 어떤 날은 밤새 자는 동안 핸드폰 충전기를 꽂아 둬도 60% 미만으로 충전되는 걸 보고, "아아, 님은 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또다시 고가를 들여 핸드폰을 교체할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바꿔야 하는 건 바꿔야지. 라며,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내가 고민한 건 아이폰과 삼성이었다. 평생 삼성 핸드폰 밖에 쓰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하도 "아직도 아이폰을 안 쓴다고?"라는 식의 이야기를 듣자, '아이폰이 뭐 그리 좋길래 저리들 난리일까?' 싶은 마음에 트렌드를 익혀보자는 마음에서 아이폰으로 바꿔보려는 마음이 80% 정도였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걸렸던 건 나는 삼성 핸드폰의 os에 더 익숙했고, 모션 사용법에도 익숙해서 아이폰으로 바꿔서 그것을 익히는 것이 귀찮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상담을 핸드폰 매장에 방문해서 직원분과 거의 한 시간가량을 나눴다. 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혼자 고민한다고 답이 나올 문제도 아니었고, 핸드폰에 대해 잘 아는 직원분께 물어보는 게 낫겠다 싶었다. 직원분은 나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주셨고, 결국은 답은 정해져 있었다.


사실, 아이폰으로 바꿔보고 싶은 호기심은 있었으나, 삼성이 너무 편했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어마어마한 기록물들을 아이폰으로 옮길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고, 앞으로도 내가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옮기는 등의 행위를 할 때면, 아이폰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등을 써야 한다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삼성 핸드폰을 쓰기로 했다.


익숙함을 버리기는 참 힘든 일이다. 그리고, 익숙함을 버리면서 까지 새것에 적응하는 일은 더더욱 피곤한 일이다. 나는 그렇게 삼성 폰으로 다시 안착해 버렸다.

사실,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삼성 폰이 더 나아서 삼성폰으로 결정한 것도 있다. 그리고, 실제 디자인도 아이폰과 유사해서 나는 꽤 만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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