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Ghil_Path)
수많은 길 내 눈앞에 놓여있어 무엇을 선택할까 알 수 없을 때
진리의 빛 내 앞길을 밝혀주면 난 믿음으로 다시 나아가네
많은 사람들 자기의 영광 구하고 스스로 높이며 살아가곤 하지만
난 꿈이 있네 내가 가는 이 길 끝에 빛나는 주님 얼굴 보기를
때론 메마른 광야길을 걸어도 나는 결코 포기할 수 없네
그분이 주시는 사랑의 눈물 영원한 나의 마실 물이 되어주리
많은 사람들 자기의 영광 구하고 스스로 높이며 살아가곤 하지만
난 꿈이 있네 내가 가는 이 길 끝에 주님의 찬송되는 것 주님의 영광 보는 것
나는 원하네 내가 가는 이 길 끝에 빛나는 주님 얼굴 보기를
뒤돌아보지 않으리 포기하지 않으리 밤하늘 별빛 같은 꿈 안고
끝까지 승리하리라 끝까지 승리하리라
오직 주님의 영광만을 구하며 주의 이름만 높이며 살기 원해
난 꿈이 있네 내가 가는 이 길 끝에 주님의 찬송되는 것 주님의 영광 보는 것
나는 원하네 내가 가는 이 길 끝에 빛나는 주님 얼굴 보기를
내가 다니는 교회는 아침 기도회가 있다. 주일을 제외하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9시면 어김없이 기도와 찬양으로 하루를 열 수 있다. 수험생들이 많은 지역이라 수능 백일 전부터는 백일기도를 실시하는데 이 기간에는 보이지 않던 학부모들도 하나둘씩 나와 수능 전쯤에는 자리를 가득 채우고 눈물의 기도를 드린다. 나도 그들 중의 한 명이었다. 우리 아들이 고3이었을 때부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100일 기도회에 참석했다. 목사님 설교 전에 늘 찬양을 먼저 했는데 거의 대부분 CCM 곡들이라서 가슴에 와닿는 가사들이 많았다. 찬양 인도자는 요일당 한 명씩 정해져 있었는데 다들 선곡에 매우 신경을 쓰시는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목청 높여 찬양을 부르고 주옥같은 가사들을 마음에 새겨 넣으며 힘을 얻게 되는 날들이 많았다.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 <하나님의 열심> <나의 영혼이 잠잠이> 등 어떻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듯 위로해 줄 수 있는지, 찬양곡들을 따라서 부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조용히 눈물을 훔치곤 했다. 내 인생이 혼자서 걸어가는 메마른 광야길인 것 같아서...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 감사해요 깨닫지 못했었는데 내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라는 걸.
당신은 사랑을 받기 위해 그리고 그 사랑 전하기 위해 주께서 택하시고 이 땅에 심으셨네.
또 하나의 열매를 바라시며.
어느 누구도 나한테 이런 말을 해 준 이가 없는데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소중한 존재이며 택함을 받았다니, 나를 귀히 여겨주신다니. 목구멍에서부터 뜨거운 전율이 느껴지고 진한 감동이 부드러운 선율을 타고 온몸에 흘러내렸다. 당장에라도 나도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고운 목소리로 찬양을 인도하시는 저분들처럼 하고 싶었다. 나는 그동안 교회를 뭐 하러 다닌 건지. 주일 예배만 드리고 집에 오기 바빴는데 저렇게 열심히 주의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 선택당한 그들이 못 견디게 부러웠다. 믿음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본 적은 있었던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두려움 때문에 교회를 다닌 것은 아닌가, 내 가족들에게도 전도하지 못하는 얕은 믿음이었다. 이렇게 나도 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부린 지 불과 일주일 만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금요일 찬양을 인도하는 분께서 직장을 구하셔서 갑자기 새로운 인도자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누구한테도 하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 교회 활동도 거의 하지 않는 나한테 연락이 온 것이 신기했다. 준비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노래는 어렸을 때 선생님께서 나가서 부르라고 하시면 즐겨 부르곤 했던 것과 고등학교 때 노래선교단을 했던 것, 교회의 찬양단에서 합창으로 했던 것 밖에 없었다. 찬양 인도는 곡도 많이 알아야 하고 혼자서 20분 동안 기도와 찬양을 혼자서 인도해야 하는데 겁도 없이 덥석 하겠다고 한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그렇게 맡아서 한 것이 이제 일 년이 되었다. 매주 금요일 한 주도 빠짐없이 찬양 인도를 했다. 부른 곡들은 200여 곡이 넘는다. 물론 내가 잘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리 어려운 곡도 다 소화를 해내시는 반주자님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서 연습할 때 안되던 곡을 어떻게든 해낸다. 처음에는 마이크 잡은 손이 가수 신지처럼 덜덜 떨려서 두 손으로 꼭 부여잡고 불렀다. 20분이라는 시간을 가능한 맞춰야 하는데 너무 빨리 마쳐서 목사님을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열심히 찬양을 하다가 감정이 격앙되고 목이 메어 한 곡을 통으로 못 부르기도 했으니 그 모습이 얼마나 미숙하고 모자라 보였을까. 노래도, 인생도 다 같은 원리인 것 같다. 힘을 주면 고음에서 목소리가 듣기 싫게 갈라진다. 우리 인생도 그런 것 아닐까. 욕심을 부린 순간 힘들게 부여잡고 있던 것들을 놓칠 수도 있다. 나는 가능한 힘을 빼고 부른다. 그럴수록 고음이 더 잘 올라가고 맑고 고운 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고 부끄럽지만 '나는 찬양 인도자'임을, 앞으로도 이 자리에 계속 설 것임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