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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May 24. 2023

아이 키우는 재미!?

쉿! 늘 재밌지만은 않다는 건 비밀!


첫째 아이 출산과 동시에 현재까지 꾸준히 사진첩을 만들고 있다. 꽤 품이 많이 드는 일이긴 하지만 그저 휘리릭 잊고 지나가기엔  너무 아쉬운 추억들을 과 사진의 편집과정을 거친 후 날로그 감성의 포토북으로 남겨둔다. 부작사부작 공들여 만든 포토북이 30권을 넘었다. 



순간포착한 상황이나 아이가 당시 했던 말까지  아낌없이 적어둔 포토북을 종종 보고 있노라면 순식간에 과거 회상에 젖게 되는데 혼자만 간직하긴 아까운 천진난만하던 아이와의 대화 에피소드를 올려본다.




#1.  둘째 아이, 6살쯤 태권도를 막 다니기 시작했을 무렵.


아들 : 아빠! 아빠는 어렸을 때 태권도 다녔어?


아빠 : 아니... 아빠는 어렸을 때 태권도 안 다녔어.


아들 : 그런데 어떻게 말띠까지 올라갔어?


아빠 : 으응?




#2. 둘째 아이, 6살쯤 산책 중 대형견 시베리안허스키를 산책시키는 견주를 본 후 아이가 조심스럽게 내 귀에 대고 하는 말.


"엄마~ 저 사람은 왜 늑대를 키워요?"




#3. 생후 백일도 안된 둘째 아이를 안고 있으니 4살 첫째가 다가와서 내 팔을 슬며시 잡더니 하던 말.


"엄마~ 나도 좀 돌봐주시면 안 될까요?"




#4. 둘째 낳고 무섭게 빠지는 내 머리를 보며 첫째 아이에게.


"OO야~ 엄마 머리가 너무 많이 빠져서 너무 슬퍼"라고 했더니 내 어깨에 손을 올려 토닥이며 하는 말.


"엄마~ 걱정하지 마! 내가 마트 가서 머리 많이 사 올게."




#5. 8살 첫째 아이, 한여름날 엄마에게 커피를 타준다며 찬물에다가 커핏가루 한봉 털어 넣었는지 건더기가 둥둥 뜬 채로 가져다준다.


"엇? 근데 왜 물이 미지근해?"


"엄마 찬물 마시면 감기 걸릴까 봐!"




#6. 6살 첫째 아이와 엄마 아빠 결혼사진을 보며 말을 건넸다.


"OO야~ 근데 엄마 아빠 결혼식에 왜 안 왔어?"


"죄송합니다. 바빠서 못 갔어요. (넌 그땐 안 태어났....)




#7. 첫째 아이 7살 즈음 구두 수선가게를 지나던 중


"엄마~ 아저씨가 금이빨이 필요하대요?

왜 필요하대요? 나 금이빨 많은데 아저씨 좀 드릴까요?"




#8. 첫째 아이가 한글은 모르지만 나라별 국기에 관심보이던 시기, 손가락으로 표시하며 하는 말.


"엄마~ 이건 어디 나라예요?


"응. 스위스"


"여긴 아픈 사람들만 사는 곳이에요?


"으... 응???"

 



종종 과거의 날 것 그대로의 가족사진들을 들여다보거나 기록해둔 당시 아이가 했던 언어들 다시 읽고 있으면 그 자체가 그렇게 좋다. 이런 저러한 에피소드들의 추억이 다 세월과 함께 그대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남편과 함께 육아에 초보티도 거침없이 남겼던 일상이지만 이런저런 소소한 에피소드와 함께 아이도, 우리도 함께 성장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위의 에피소드과 같은 아이의 천진난만한 대화는 점점 사그라들었고 대화의 모양새도 많이 바뀌었다. 초등5학년인 딸이 내게 말했다.


"엄마~ 요즘엔 택배 범죄도 많이 늘어서 택배 받거나 하실 때 엄마 이름 그대로 넣으시면 안돼요. 가명 같은 거 쓰셔야 될 거 같아요."


"그래? 그럼 엄마가 다음부터는 택배 주문할 땐 이름 바꿔야겠다."


"멀루요?"


"쌍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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