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터울 남매는 안 싸우고 정말 사이좋게 잘 지낼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분명 처음 동생이 태어났을 때에는 정말 이뻐해 줬었다. 유치원 등원 차를 타러 가는 길에도 동생의 유모차를 자기가 끌어주겠다고 하고 같이 누워서 타이니 모빌을 보곤 했던 첫째 아이였다. 그런데 지금은 유명한 '흔한 남매'가 바로 우리 집 가까이에 있었다.
오빠는 놀리고 동생은 울면서 나에게 오는 일들이 손에 꼽을 수도 없을 정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 그만하라고 해도 첫째 아이는 반응이 바로 오는 동생을 놀리는 게 너무 재밌어 멈추기가 힘든 것 같다. 둘째 아이에게 반응을 하지 말라고 해도 눈물을 뚝뚝 흘리며 속상해한다. 그럼 결국 내가 큰 소리를 내야 상황이 정리가 된다. 정말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상이다.
지난 주말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다. 아이 친구와 친구 엄마를 함께 만나 도서관에도 가고 카페에도 갔다. 그런데 웬일로 첫째 아이가 동생을 너무 잘 챙기는 거다. 무슨 일이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엄마보다 오빠에게 의지해 오빠의 손만 잡으려고 하는 둘째도, 친절하게 동생의 손을 잡아주는 첫째도 낯설지만 참 이뻤다. 걸어가는 뒷모습을 모니 너무 이뻐서 부랴부랴 사진을 한 장 남겼다. 그런데 이 모습도 잠시. 둘째가 쿵 하고 넘어져버렸다.
내리막 길에 겨울 부츠를 신고 걸어가다 보니 발이 걸렸던 것이다. 둘째는 으앙 울음을 터트렸고, 유독 아픈걸 유난히 표현하는 아이라 바로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했다. 그런데 한창 동생을 잘 돌봐주는 오빠의 역할에 몰입하고 있던 첫째는 또 자기가 안아주겠다고 말을 한다.
아직 둘의 키 차이는 겨우 20cm. 안고 들 수 있을 정도로 첫째가 크지 않아서 첫재 아이를 말리고 내가 둘째 아이를 안고 잠시 걸었다. 그리고 주차해 놓은 차 앞에까지 와서 다시 한번 첫째 아이에게 물었다.
"저기 차 있는데 까지만 네가 동생 안아줄래?"
첫째는 그러겠다고 하고, 잠시 몇 발자국을 안고 걸어갔다.
이 날 아빠는 함께하지 않아서 집에 와서 남편에게 열심히 자랑을 했다. 오늘 첫째가 이렇게나 동생을 챙겼다고. 둘이 평소 워낙 티격태격한 모습을 보여서 그런지 가끔 보여주는 이런 다정한 모습을 볼 때면 엄마인 내 마음이 그냥 녹아내려 버리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나도 어릴 적 언니와 많이 티격태격했고, 엄마에게 혼이 많이 나기도 했다. 그런데 크면서 나에게 언니는 엄마와도 같은, 친구와도 같은 그런 존재가 되어 큰 의지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지금은 비록 우리 아이들이 티격태격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때는 서로를 아끼고 함께 의지를 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예전에 집안에 큰일이 있었을 때 내가 혼자였다면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더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언니 없이 나 혼자였다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면 끔찍했다. 나에게도 언니가 있었기 때문에 힘든 시간들에도 힘을 냈고 이겨낼 수 있었다.
앞으로 그런 대소사가 있을 때, 우리 아이들 둘이서 함께 의지하며 이겨내면 좋겠다. 떨어져 지내더라도 마음속으로 항상 서로를 위해주고 아껴주면 좋겠다. 나는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계속 사이 좋게 지내라고 말해줄 것이다. 지금 당장은 서로 싸우더라도, 나중에 커가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깨우치길. 그렇게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는 남매 사이가 될 수 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