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무는 자리

토끼뿔 거북이털

by 현루


바람이 머무는 자리는
늘 텅 비어 있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지만,
그 공허함 속에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나무가 서 있고,
잎사귀가 속삭이며,
땅은 숨을 쉰다.

우리도 그렇다.
흔들리고 스쳐가지만
그 자리에 머무는 마음이
우리의 뿌리다.

바람처럼 자유롭고,
그 자리에 고요히 서 있는 것,
그것이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