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아도
나무는 뿌리로 선다.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는 나무도
먼저 땅속을 향해
조용히, 천천히
자기를 심는다.
말하지 않아도
사람은 마음으로 산다.
소란한 말보다
고요한 마음 하나가
더 먼 곳을 울릴 수 있다는 걸
살아오며 알게 된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겉으로는 휘청이는 것 같아도
속은 단단히 자리를 지킨다.
깊이 머문 마음도 그렇다.
누군가의 말, 세상의 시선,
그 모든 외풍에도 흔들리지만
결국 제 자리를 잃지 않는다.
속으로 속으로
깊어지는 것,
그것이 단단함이다.
그 깊음은 보이지 않지만
모든 걸 지탱한다.
묵묵히 들어주는 귀처럼,
가만히 곁에 있는 손처럼.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말로 다 닿지 않아도,
눈빛 하나, 침묵 하나로
이미 다 전해질 때가 있다.
그런 마음은
꽃보다 먼저 피어난다.
꽃은 보기에 곱지만
마음은
보이지 않기에 오래 남는다.
눈에 보이는 건 바람에 흔들리고
눈에 안 보이는 건 중심을 세운다.
보이지 않는 그 뿌리를
매일 조금씩
물 주고, 닦아내고,
더 깊이 더 조용히
심고 있다.
당신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나는 여전히 자라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질 수 있기를,
피지 않아도
향기로 남기를.
그 마음은
이미 꽃보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