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화. 탈(脫)세계화와 제조업의 귀환 (리쇼어링과 근거리 생산의 유행)
오늘 읽을 다큐멘터리: 《산업 혁명》 관련 영상 (생산 방식의 대전환)
신냉전 시대는 지난 수십 년간 글로벌 경제를 지탱해 온 '세계화(Globalization)'의 흐름을 되돌리고 있습니다. 저렴한 생산 비용을 찾아 전 세계로 흩어졌던 공장들이 공급망 안정이라는 새로운 안보 논리에 따라 본국이나 인접국으로 돌아오는 '탈(脫)세계화(Deglobalization)'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제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며, 생산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제조업의 귀환'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리쇼어링과 근거리 생산의 유행
정부 주도의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는 기업들에게 '자국 중심' 또는 '동맹국 중심'의 생산 전략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리쇼어링 (Reshoring): 해외 공장을 본국(Home Country)으로 복귀시키는 현상입니다. 특히 미국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나 CHIPS Act 등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통해 첨단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의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며 리쇼어링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근거리 생산 (Nearshoring): 생산 기지를 본국이 아닌 지리적으로 가까운 인접 국가로 이전하는 현상입니다. 미국 기업들이 멕시코로 생산 기지를 옮겨 '미국-멕시코 벨트'를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물류 시간을 단축하는 동시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적인 대안으로 활용됩니다.
정부 주도 공급망 재편의 시대
과거 시장 논리에 맡겨졌던 공급망 구축은 이제 국가의 전략적 목표가 되었습니다.
제조업 육성 정책: 각국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안보를 위해 첨단 제조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이는 기술 패권 경쟁(23화)의 기반이 되며, 자국 내 제조업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곧 국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멕시코 제조업 벨트: 미국이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으로 북미 지역을 선택하면서, 멕시코는 새로운 제조업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리적 근접성과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북미 자유무역 지대 내에서 생산 효율과 안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을 제시합니다.
결론: 한국 경제의 '이중 부담'
한국 기업들은 탈세계화 흐름 속에서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거대 시장을 모두 놓칠 수 없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핵심은 생산 효율성보다는 공급망의 탄력성(Resilience)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즉, 리쇼어링이나 근거리 생산 같은 전략을 통해 안보 진영 내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 생존 전략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로 읽는 제22화] 《산업 혁명》 관련 영상 (생산 방식의 대전환)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 혁명은 수공업에서 기계 공업으로의 대전환을 이루며 인류의 생산 방식과 경제 질서를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생산 방식의 대전환: 산업 혁명이 증기 기관과 공장 시스템을 통해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듯, 현재의 탈세계화 흐름은 글로벌 공급망을 지역 중심의 블록화된 시스템으로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공장 이전이 아닌, 생산 방식의 새로운 대전환을 요구합니다.
새로운 질서의 형성: 산업 혁명이 새로운 계급과 경제 질서를 만들었듯이, 리쇼어링과 근거리 생산은 특정 지역과 국가에 부와 기술력을 집중시키며 새로운 경제적/지정학적 질서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 영상은 현재의 공급망 재편이 인류 역사상 중요한 생산 방식의 변화 중 하나임을 상기시킵니다.
[다음 회 예고]
다음 23화에서는 '돈이 되는 미래 기술'과 '기술 패권 경쟁'의 승자를 분석합니다.
신냉전 시대의 패권은 인공지능(AI), 양자컴퓨팅, 첨단 반도체 등 미래 기술의 '초격차' 확보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기술 투자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은 이 경쟁에서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까요? 영화 《아이언맨》처럼, 첨단 기술이 국가 안보와 개인의 능력을 어떻게 극대화하는지 짚어보며 혁신 동력의 중요성을 논합니다. 23화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