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화. 인플레이션의 끝은 어디인가(물가 폭등과 서민 경제의 고통)
오늘 읽을 회화: 정물화 (Still Life)
신냉전 시대의 인플레이션은 단순히 경제 호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지정학적 갈등과 공급망 분절이라는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고금리)과 공급망 병목 현상이 지속되면서, 이 물가 폭등세는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까요? 이 고물가 장기화는 전 세계 서민 경제와 금융 시장에 심각한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3가지 요인
공급망 병목 현상과 비용 상승: 미·중 갈등(4, 5화)과 우크라이나 전쟁(11화)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단절되거나 재편(19화)되면서, 원자재와 중간재의 운송 및 생산 비용이 구조적으로 높아졌습니다. 탈세계화(Deglobalization) 흐름은 과거처럼 저렴한 생산을 통한 물가 안정을 어렵게 만듭니다.
곡물 가격 불안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11화)은 세계적인 곡창 지대인 흑해 지역의 곡물 공급을 교란시켰습니다. 이는 식량 가격을 폭등시켜 빈곤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서민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고, 정치적 불안정까지 초래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고금리 장기화의 딜레마: 미국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장기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기업의 투자 위축, 실업률 증가, 그리고 가계 부채 증가로 이어져 서민 경제에 극심한 압박을 가하는 딜레마를 낳습니다.
서민 경제의 고통과 금융 리스크
고물가와 고금리의 장기화는 가계와 금융 시장에 다음과 같은 심각한 고통을 초래합니다.
실질 소득 감소: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면서 일반 가계의 실질 소득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상적인 소비를 위축시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습니다.
부채의 덫: 저금리 시대에 늘어난 가계 및 기업 부채는 고금리 환경에서 이자 상환 부담을 급증시킵니다. 이는 연체율 증가, 금융 부실로 이어져 글로벌 금융 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핵심 리스크로 작용합니다.
신냉전 시대의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인 경제적 압박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물가와 금리의 불안정성은 지속될 것이며, 각국은 생산성 향상과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이 구조적 인플레이션에 대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회화로 읽는 제21화] 정물화 (Still Life)
서양 회화의 장르인 정물화(Still Life)는 식탁 위의 빵, 과일, 꽃, 술잔 등 평범한 일상생활의 소중한 물건들을 정교하게 묘사합니다.
일상의 소중함: 정물화는 눈앞에 놓인 평범한 사물들을 통해 삶의 풍요와 소중함을 표현합니다. 그러나 고물가 시대에 서민들은 이 평범한 빵 한 조각, 과일 하나를 구매하는 것조차 경제적 압박으로 느끼게 됩니다.
공포의 대비: 과거 정물화에는 '바니타스(Vanitas, 덧없음)'라는 개념이 담겨, 촛불이나 해골 등을 통해 삶의 유한함을 경고했습니다. 현대의 고물가 시대는 경제적 풍요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금융적 불안정성을 통해 일상에 대한 새로운 종류의 공포와 덧없음을 안겨줍니다.
정물화는 물가 불안정 속에서 서민들이 느끼는 일상의 소중함과 경제적 압박이 얼마나 극명하게 대비되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다음 회 예고]
다음 22화에서는 '탈(脫)세계화'의 가속화와 '제조업의 귀환'을 분석합니다.
신냉전은 국경을 넘나드는 효율적인 글로벌 분업 체제를 무너뜨리고, '리쇼어링(Reshoring)'과 '근거리 생산(Nearshoring)'을 유행시키고 있습니다. 정부 주도의 공급망 재편 속에서 미국-멕시코 벨트 등 '새로운 제조업 벨트'는 어떻게 형성되고 있을까요? 다큐멘터리 《산업 혁명》 관련 영상처럼, 글로벌 생산 방식의 대전환이 한국 기업과 투자에 미칠 영향을 짚어봅니다. 22화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