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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처럼 읽는 세계 질서

20화. 에너지의 무기화와 탄소국경세(기후경제가 만드는 새로운 무역 장벽

by 콩코드

​오늘 읽을 음악: 환경 운동 노래 (지구를 위한 연대와 행동 촉구)


경제/안보: 에너지와 기후 규범의 '이중 무기화'

​신냉전 시대, 에너지는 다시 한번 강력한 지정학적 무기가 되었으며(9화 참조), 동시에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명분이 새로운 형태의 무역 장벽을 만드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각국은 에너지 안보를 위해 화석 연료를 놓지 않으면서도, 탄소 중립이라는 글로벌 규범을 통해 자국 산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경제 질서를 재편하려 합니다.


러시아-유럽 에너지 갈등의 교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가 '안보를 위한 무기'로 사용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줬습니다.

​에너지 공급망의 단절: 러시아는 유럽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며 유럽 경제를 압박했습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수십 년간 의존해 온 러시아 에너지 공급망이 순식간에 취약점으로 변모했음을 의미합니다.

​화석 연료의 재조명: 유럽은 단기적인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석탄 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늘리는 등 청정 에너지 전환 정책에 일시적인 후퇴를 겪었습니다. 이는 에너지 안보가 환경 목표보다 우선순위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탄소 국경세'와 새로운 무역 질서

​청정 에너지 전환은 이제 환경 문제가 아닌 무역과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습니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유럽연합(EU)이 도입한 CBAM은 수입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탄소 배출량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이는 자국 내 기업에는 높은 탄소 비용을 부과하면서도 경쟁국들의 '탄소 누출(Carbon Leakage)'을 막는다는 명분이지만, 실제로는 탄소 규제가 낮은 국가들의 제품에 대한 무역 장벽으로 작용합니다.

​청정 에너지 전환 가속화: CBAM과 같은 규제는 한국 기업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에게 생산 방식의 친환경 전환을 강제하고, 공급망 전체의 탄소 발자국을 관리하도록 요구합니다. 이는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지만, 동시에 청정 기술과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는 동력이 됩니다.


​한국 경제의 '양면적 압박'

​한국 경제는 에너지 안보와 탄소 중립 규제라는 양면적인 압박에 직면해 있습니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면서도,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의 강화된 환경 규제(탄소 국경세, ESG)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수출 경쟁력을 잃게 될 것입니다. 즉, 친환경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되었습니다.




[음악으로 읽는 제20화] 환경 운동 노래 (지구를 위한 연대와 행동 촉구)

​에너지의 무기화와 기후 변화 위협이 증폭되는 시대, 환경 운동 노래는 단지 자연 보호를 넘어'글로벌 거버넌스의 실패'와 '인류의 연대 촉구'를 담고 있습니다.

​행동의 촉구: 포크 음악이나 록 음악 기반의 환경 운동가요들은 기후 위기에 대한 집단적인 행동과 정치적 책임을 요구합니다. 이는 개별 국가의 이기심(에너지 무기화)을 넘어, 전 인류적인 협력만이 기후 위기라는 공동의 위협을 극복할 수 있음을 호소합니다.

​연대의 메시지: 이 노래들은 부유국과 빈곤국을 넘어 '지구 시민'으로서의 연대를 강조합니다. 탄소 국경세와 같은 규제가 결국 빈곤국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담고,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대변합니다.


​이 음악들은 경제적 논리에 가려진 환경과 인류의 생존이라는 근본적인 가치를 되찾게 합니다.


​[다음 회 예고]

​다음 21화에서는 신냉전 시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와 그 고통을 분석합니다.


​미국 연준의 고금리 정책과 공급망 병목 현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물가 폭등은 언제쯤 진정될까요? '고금리 장기화'가 서민 경제와 글로벌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봅니다. 일상생활의 소중한 물건들을 그린 '정물화(Still Life)'처럼, 물가 불안정 속에서 서민들이 느끼는 일상의 소중함과 경제적 압박의 대비를 통해 인플레이션의 현실을 조명합니다. 21화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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