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함과 불안을 넘어, 당신의 삶을 '최고의 순간'으로 만드는 황금 균형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탐구 요약: 최고의 삶을 만드는 비밀
이 글은 긍정심리학의 대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Flow)' 이론을 심층 분석합니다. 몰입은 도전과 기술의 완벽한 균형을 통해 시간마저 잊고 활동에 완전히 빠져드는 최적의 경험입니다.
우리는 몰입이 어떻게 불안과 지루함을 넘어 행복, 창의성, 지속적인 성장의 근본 동력이 되는지 과학적으로 살펴봅니다. 나아가 디지털 시대에 주의력을 통제하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아 자신의 삶을 최고의 예술 작품으로 재구성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리고 그 행복을 당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으십니까?"
우리는 행복을 흔히 '로또 당첨'이나 '완벽한 휴가'처럼, 어쩌다 찾아오는 운명적인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돈이 많아지면, 유명해지면, 완벽한 환경이 갖춰지면 마침내 행복해질 거라고 믿죠. 하지만 만약 행복이 외부 조건이나 우연이 아닌, '당신 스스로 통제하고 훈련할 수 있는 힘'이라면 어떨까요? 이 근본적인 질문에 답한 사람이 바로 오늘 우리가 탐구할 위대한 심리학자,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1934~2021)입니다.
칙센트미하이는 2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혼란과 폐허를 목격하며, 인간이 어떻게 극도의 고통과 상실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삶의 의미와 기쁨을 찾아내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는 심리학이 단순히 '정신 질환을 치료하는 학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인간이 어떻게 가장 위대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탐구해야 한다고 확신했습니다.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그는 마틴 셀리그만 등과 함께 심리학의 초점을 병리(Pathology)에서 강점과 최적의 기능으로 전환하는 긍정심리학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그의 학문적 배경과 시카고 대학교에서의 수많은 연구는 이 혁명적인 이론의 단단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그가 발견한 인생 최고의 비밀은 바로 '몰입(Flow)'입니다. 칙센트미하이는 평범한 사람들부터 세계적인 예술가, 운동선수, 과학자들까지 수천 명을 인터뷰하며, 그들이 최고의 기쁨과 성과를 얻는 순간에 하나의 공통된 마법 같은 상태에 빠진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는 이 상태를 마치 강물(Flow)에 몸을 맡긴 것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활동에 완전히 흡수되어 세상 모든 것을 잊고 오직 그 활동 자체로 충만한 기쁨을 느끼는 '최적의 경험(Optimal Experience)'이라 명명했습니다.
이 몰입 상태는 단순한 재미나 휴식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는 우리의 모든 정신 에너지가 하나의 활동에 집중되어 의식의 질서가 확립된 상태이며, 이 상태에서 우리는 가장 생산적이고 가장 행복하며, 가장 크게 성장합니다.
우리의 탐구는 이 몰입의 과학적 설계도를 이해하고, 그의 대표 저작들을 통해 이 이론이 어떻게 창의성, 경영, 교육 등 광범위한 분야로 확장되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것입니다. 나아가, 몰입의 어두운 면과 한계에 대한 비판적 통찰까지 함께 다루며, 이 위대한 이론이 우리 개인의 삶과 사회의 질을 어떻게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명쾌한 지침을 얻을 것입니다. 당신의 삶을 최고의 순간으로 채우고 싶다면, 지금부터 몰입의 여정에 동참하십시오.
자, 그렇다면 시간마저 잊게 만드는 그 마법 같은 몰입 상태는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 걸까요? 칙센트미하이는 이 상태가 그저 행운이나 우연이 아닌, 우리 정신 에너지(Psychic Energy)를 가장 효율적으로 쓰는 '의식의 질서' 상태, 즉 과학적으로 설계될 수 있는 최적의 상태라고 설명합니다.
칙센트미하이는 인간의 의식(Consciousness)을 외부의 정보와 감각을 처리하는 '정신 에너지'의 흐름으로 보았습니다.
의식의 무질서 (Psychic Entropy): 우리가 불안, 걱정, 분노, 후회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힐 때 발생합니다. 정신 에너지가 불필요한 생각과 소모적인 갈등에 흩어져버리는 상태로, 스트레스와 불행의 근원입니다.
몰입 (Flow): 이 정신 에너지가 오직 하나의 명확한 목표에 완벽하게 집중되어 의식의 질서(Order)가 확립된 상태입니다. 이때 우리의 정신은 가장 효율적으로 기능하며, 가장 강력하고 행복한 힘을 발휘하게 됩니다. 몰입은 외부 자극에 대한 단순한 반응을 넘어, 스스로 의식의 내용을 선택하고 통제하는 행위입니다.
몰입 상태에 들어선 사람은 누구나 시공간을 초월하는 듯한 다음 8가지 놀라운 경험을 동시에 하게 됩니다. 이 특징들은 몰입이 단순한 휴식이나 재미를 넘어 궁극적인 자기 목적적 기쁨인 이유를 설명합니다.
명확한 목표와 즉각적인 피드백: 활동의 목표가 모호하지 않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며,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에 대한 피드백이 그 즉시 느껴집니다. (예: 테니스 공을 치는 순간, 타구음과 감각으로 성공 여부를 즉시 아는 것)
행동과 인식이 하나로 합쳐짐 (Action-Awareness Merging): 생각이 행동을 앞서거나 뒤따르지 않습니다. 마치 악기와 연주자가 하나가 된 것처럼, 자신이 하는 행위와 그것을 인식하는 과정이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완벽한 통제감 (Sense of Control): 상황이나 활동을 자신이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는 강렬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실제 통제 여부와 관계없이, 심리적으로 부여되는 자신감의 영역입니다.
집중과 주의력: 주변의 모든 소음, 걱정, 잡념이 자동으로 차단되고 오직 활동만이 의식의 중심을 차지합니다.
자아 상실 (Loss of Self-Consciousness): '나'라는 존재에 대한 걱정이나 외부의 평가(남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대한 인식이 사라집니다. 에너지가 내면의 자기방어에 쓰이지 않고 활동에만 몰입됩니다.
시간 왜곡: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흘러갑니다. 몇 시간이 찰나처럼 지나가거나, 경우에 따라 중요한 순간이 슬로우 모션처럼 늘어지는 시간의 신축성을 경험합니다.
자기 목적적 경험 (Autotelic Experience): 이 활동이 끝난 후 주어질 보상(돈, 명예) 때문이 아니라, 활동 자체가 너무나 즐겁고 만족스러워서 계속하고 싶어지는 상태입니다. 몰입은 곧 자기 보상적입니다.
이 마법 같은 몰입 상태는 무작위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칙센트미하이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여, 몰입이 오직 두 가지 요소가 완벽하게 만날 때만 허락된다는 황금 균형의 원리를 발견했습니다.
도전 수준 (Challenges): 활동이 요구하는 난이도.
기술 수준 (Skills): 개인이 가진 능력.
이 'Flow 채널 다이어그램'은 몰입을 포함한 8가지 심리 상태를 보여주는 설계도입니다.
몰입 (Flow): 높은 도전과 높은 기술이 만나는 지점입니다. 이 상태는 성장을 동반하는 최적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도전이 너무 높으면: 불안 (Anxiety)을 느낍니다. 우리의 능력을 넘어선 과제는 스트레스와 혼란을 야기합니다.
기술이 너무 높으면: 지루함 (Boredom)을 느낍니다. 너무 쉬운 활동은 우리의 정신 에너지를 흩트리고 무관심으로 이끌어갑니다.
몰입은 정체된 상태가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동반하는 동적인 상태입니다. 몰입을 경험할수록 우리의 기술은 향상됩니다. 기술이 향상되면 같은 도전 수준은 더 이상 몰입을 유발하지 않고 '지루함'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몰입 상태를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려면, 우리는 항상 기술 향상에 맞춰 더 높고 새로운 도전을 의도적으로 찾아 나아가야 합니다. 이것이 칙센트미하이가 제시한 인간 발전의 심리적 엔진입니다.
이 황금 균형의 원리는 우리에게 삶의 모든 영역에서 불안과 지루함을 피하고 능동적으로 행복을 설계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합니다.
몰입의 메커니즘을 이해했다면, 이제 이 강력한 이론이 그의 삶을 바꾼 저작들을 통해 어떻게 인간의 행복, 창의성, 조직 문화 전반으로 확장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단순한 이론을 넘어선 총체적 이해와 비판적 검토를 통해 칙센트미하이 사상의 완결성을 높여보겠습니다.
칙센트미하이의 통찰은 두 권의 핵심 저작을 통해 심화되었습니다.
《몰입의 즐거움(Flow: The Psychology of Optimal Experience)》
이 책은 몰입 개념을 대중에게 알린 기념비적인 작품입니다. 몰입을 통해 우리의 의식을 통제하고 삶을 재설계하는 방법을 제시하여, 행복에 대한 사고방식 자체를 바꿨습니다.
주요 확장: 행복이 외부 환경의 조건(소유)이 아닌, 내부 의식의 질서화(Flow)에서 비롯된다는 혁명적인 관점을 확립했습니다. 이는 독자들이 스스로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일상의 사소한 활동까지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바꿀 수 있음을 깨닫게 했습니다.
학술적 기여: 오랜 기간의 ESM(경험 표집 방법)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론을 구축하여, 추상적인 행복론을 과학적인 심리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비판적 한계: 연구 표본이 주로 서구 사회의 중산층 및 고학력 계층에 편중되어 있어, 빈곤이나 전쟁 등 구조적인 불행 요인이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저해하는 환경에서도 몰입이 보편적인 행복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화적, 사회학적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창의성의 즐거움(Creativity: Flow and the Psychology of Discovery and Invention)》
이 책은 몰입 이론을 창의성이라는 더 넓은 영역으로 확장한 역작입니다.
주요 확장: 창의성을 단순히 개인의 '천재성'이나 높은 지능으로만 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창조적 행위가 개인(Idea), 영역(Domain, 문화적 지식), 분야(Field, 사회적 평가자)의 상호작용 속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하는 시스템 모델을 정립했습니다. 즉, 몰입은 창조적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에너지원이자 엔진인 것입니다.
몰입의 역할: 위대한 예술가나 과학자들이 쏟아내는 창조적 행위 자체가 사실은 고도의 몰입 상태에서 오랜 시간 지속되는 '노동'의 결과임을 증명했습니다. 몰입이 없다면, 창조는 지속될 수 없습니다.
비판적 한계: 노벨상 수상자나 유명 예술가 등 대문자 'C' 창의성(Big-C Creativity)을 가진 사람들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어, 일반인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작은 창의성(Little-c Creativity)이나 창의적 사고 과정을 발전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통찰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몰입 이론은 심리학을 넘어 교육, 경영, 예술 등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모든 영역에 적용되었습니다.
경영 및 조직 문화: 몰입 경영은 직원들에게 명확한 피드백과 자율적인 도전 기회를 제공하여, 업무를 '과업'이 아닌 '개인적 성장 기회'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이는 강압적인 외적 동기 부여 없이도 조직의 생산성과 혁신 능력을 높이는 핵심적인 원동력이 됩니다.
교육 분야: 교육자는 학생의 현재 기술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지루함이나 불안을 유발하지 않는 '최적의 도전 수준'의 학습 과제를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학생들에게 능동적인 학습 몰입을 유도하여 학습 성과와 정체성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스포츠와 예술: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는 'Zone' 상태가 바로 몰입이며, 예술가들이 시간을 잊고 작품에 전념하는 행위가 몰입의 가장 순수한 형태입니다. 이 분야에서는 몰입을 의도적으로 유도하는 훈련법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몰입 이론의 위대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윤리적 측면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몰입의 양날의 검: 몰입은 그 자체로 도덕적이지 않습니다. 프로게이머가 게임에서 느끼는 몰입, 혹은 도박 중독자가 도박에서 느끼는 몰입 역시 칙센트미하이가 말한 Flow의 조건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몰입이 주는 강렬한 쾌감은 때때로 그 활동이 가져올 부정적인 결과를 은폐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한계의 교훈: 칙센트미하이의 이론은 단순히 "어떻게 행복해지는가"를 넘어, "우리가 의식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하고 어떤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할 것인가"라는 목적론적, 윤리적 질문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궁극적으로 몰입의 힘은 반드시 개인과 사회에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할 때만 의미가 있으며, 이것이야말로 몰입을 추구하는 우리 모두의 윤리적 책임이 됩니다.
우리는 칙센트미하이의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행복에 대한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그의 이론이 주는 가장 중요한 깨달음은 행복이 외부 환경이나 재산에 대한 수동적인 반응이 아니라, 우리 내부 의식을 통제함으로써 이룩할 수 있는 능동적인 창조물이라는 점입니다.
삶은 환경에 의해 '발생하는 것(Happening)'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Making)'이다.
몰입(Flow)은 우리에게 바로 이 '삶을 창조하는 도구'를 제공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시간을 소비하며 스트레스를 푸는 '수동적 즐거움(Pleasure)'을 넘어, 기술과 도전을 일치시켜 활동 자체에서 깊은 의미와 기쁨을 찾는 '능동적 기쁨(Enjoyment)'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칙센트미하이는 이처럼 일상의 모든 순간을 자기 목적적인 예술 작품처럼 의도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과학적 청사진을 우리에게 남겼습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이론은 우리의 삶을 재정의하는 강력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핵심 개념인 몰입(Flow)은 도전과 기술의 완벽한 균형을 통한 최적의 경험을 의미하며, 이는 현대의 디지털 시대 주의력 경제 속에서 우리의 정신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고 가장 가치 있는 목표에 선택적으로 집중하게 하는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또한, 몰입 경험은 활동 자체가 보상인 자기 목적성(Autotelicity)을 극대화하여, 업무를 단순히 외적인 보상을 위한 의무가 아닌 성장과 자아실현의 원천으로 인식하게 하는 일과 삶의 통합(Work-Life Integration)의 근거가 됩니다. 더욱이, 몰입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 수준을 높여야 하는 영구적인 학습 메커니즘은 정체된 상태를 피하고 평생 학습 및 자기 계발을 위한 강력한 심리적 동력을 제공합니다.
결국, 칙센트미하이는 이 몰입의 과학을 통해 우리가 수동적인 환경의 결과물이 아니라, 의식적인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삶의 질과 방향을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몰입의 힘이 윤리적이고 가치 있는 목표에 사용되어야 할 현대인의 의무 역시 함께 인식해야 합니다.
몰입은 엄청난 힘을 주지만, 그 힘에는 윤리적 책임이 따릅니다. 우리는 몰입의 양날의 검을 배웠습니다. 몰입이 선(善)이 되기 위해서는 그 활동이 가치 있는 목표와 연결되어야 합니다. 즉, 당신의 '주의(Attention)'를 어디에 둘 것인지에 대한 윤리적 책임이 뒤따릅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칙센트미하이의 위대한 유산을 우리의 삶에 적용합시다.
관찰: 일상에서 '불안(능력 밖의 도전)'이나 '지루함(능력 대비 낮은 도전)'을 느낄 때, 몰입의 다이어그램을 떠올리며 도전 또는 기술 중 무엇을 조정해야 할지 의식적으로 결정하십시오.
선택: 수동적인 즐거움 대신, 능동적인 기쁨과 성장을 주는 활동을 의도적으로 선택하고 몰입의 조건을 만듦으로써 삶의 주도권을 되찾으십시오.
"당신은 오늘, 삶의 어떤 부분을 '몰입이라는 예술'을 통해 가장 의미 있고 행복한 작품으로 창조하시겠습니까?"
이것이 미하이 칙센트미하이가 우리에게 남긴, 최고의 삶을 살기 위한 영원한 질문이자 강력한 동기 부여입니다. 그의 통찰이 여러분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창의성 시스템 모델: 빅 C와 리틀 C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창의성을 단순히 개인의 특성으로 보지 않고, 사회적 시스템의 산물로 이해했습니다. 그는 창의성을 두 가지 수준으로 구분했는데, 바로 빅 C(Big-C) 창의성과 리틀 C(Little-c) 창의성입니다.
빅 C 창의성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나 다빈치의 모나리자처럼 역사적으로 위대하다고 인정받아 사회 전체의 영역을 변화시키는 혁신적인 창조물을 의미합니다. 반면, 리틀 C 창의성은 새로운 요리 레시피를 개발하거나 비효율적인 업무 절차를 개선하는 아이디어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방식으로 무언가를 인식하는 개인의 작은 창의적 행동을 뜻합니다. 칙센트미하이 연구의 대상은 주로 빅 C에 집중되었지만, 궁극적으로 리틀 C가 장기간 몰입을 통해 발전하고 사회의 분야(Field)로부터 가치를 인정받았을 때 빅 C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의 핵심 통찰입니다.
몰입 연구의 기반: 경험 표집 방법 (ESM)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이론이 추상적인 철학이 아닌 과학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독창적인 연구 방법론인 경험 표집 방법(ESM: Experience Sampling Method)이 있습니다. 이는 피험자에게 무선 호출기나 스마트폰을 지급하고, 하루 중 무작위 시간에 알람이 울리면 즉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기분은 어떤지, 현재 도전 수준과 기술 수준은 어떤지를 기록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을 통해 몰입 경험을 실험실 환경이나 과거에 대한 회상이 아닌 실제 삶의 맥락(Real-Time)에서 포착하여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했고, 몰입이 일과 공부 등 다양한 활동에서 발생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흥미로운 에피소드: 'Flow'라는 이름의 탄생
'몰입'을 뜻하는 'Flow'라는 단어는 사실 칙센트미하이가 처음부터 고안한 학술 용어가 아니었습니다. 연구 초기, 수많은 인터뷰 대상자들이 그들의 최적의 경험을 설명할 때 사용했던 비유에서 이 용어를 가져왔습니다. 화가, 산악인, 음악가 등 몰입 경험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그 상태를 "마치 강물처럼 흘러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가 아니라 흐름 그 자체가 되어 움직였다"고 표현했습니다. 칙센트미하이는 이 보편적인 비유가 이 상태의 유동성, 운동성, 비자발적 진행감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판단하여, 학술 용어 대신 'Flow'를 공식 용어로 채택했습니다. 이는 이론의 대중적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디지털 시대 주의력 경제란 주의력(Attention)이 가장 희소하고 가치 있는 자원이 되는 경제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정보의 공급은 무한대로 증가하지만,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인간의 주의력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기업이나 플랫폼들이 사용자들의 주의력을 얻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상을 경제적으로 분석하는 개념입니다.
주의력 경제의 발생 배경
허버트 사이먼의 통찰
이 개념은 1960년대 후반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허버트 A. 사이먼(Herbert A. Simon)에 의해 처음 이론화되었습니다. 그는 "정보가 무엇을 소비하는지는 분명하다. 바로 정보 수용자의 주의력이다. 따라서 정보가 넘쳐나면 주의력은 부족하게 된다"고 통찰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정보 과부하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은 정보의 공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렸습니다. 디지털 데이터는 약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할 정도로 콘텐츠가 풍부해졌습니다. 반면, 우리의 하루 시간과 주의력이라는 정신적 자원은 물리적인 한계 때문에 늘어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정보는 풍부하지만, 이를 소비할 수 있는 주의력은 극도로 희소한 자원이 되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의 경쟁 요소
디지털 시대의 기업들은 사용자의 제한된 주의력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적, 기술적 장치를 활용하며 경쟁합니다.
설득적 기술(Persuasive Technology): 소셜 미디어, 유튜브, 넷플릭스 등 플랫폼들은 사용자를 더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과거 검색 기록과 관심사를 기반으로 다음 콘텐츠를 자동 추천하거나, 동영상이 자동 재생되도록 초기 설정(디폴트 세팅)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무한 스크롤 및 알림: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무한 스크롤 기능과, 앱 푸시 알림 등은 사용자의 주의력을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끌어당기는 역할을 합니다.
주의력 경제와 '몰입'의 관계
미하이 칙센트미하이의 몰입(Flow) 이론은 이 주의력 경제 시대의 해법을 제시합니다.
주의력 통제의 중요성: 몰입은 우리의 정신 에너지를 의도적으로 통제하고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는 의식의 질서 상태입니다. 몰입 이론은 우리의 주의력이 외부의 유혹에 빼앗기지 않고 가치 있는 목표에 집중될 때 비로소 행복과 성장을 얻을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능동적 삶의 추구: 주의력 경제는 우리를 수동적인 정보 소비자로 만들지만, 몰입은 우리를 능동적인 삶의 창조자로 만듭니다. 우리는 디지털 기술에 의해 끌려 다니는 대신, '디지털 디톡스'나 '전략적인 도구 사용'을 통해 스스로 주의력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결국, 디지털 시대의 생존과 삶의 질은 누가 우리의 주의력을 통제하는가, 즉 주의력을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