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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art k Sep 08. 2021

바람결

바람결, 33x24cm, 캔버스 위에 혼합재료, 2021.


김춘수의 <바람> 시를 읽으며 바람을 그리고 싶었다. 그러나 바람을 그린다는 것은 힘들다. 사물의 힘을 빌려 바람의 존재를 그려 넣어야 한다.  또한, 바람은 사물을 움직이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늘의 구름을 밀어내며 머릿결을 날리게 하고 향기를 전달한다. 때론 강한 바람에 무섭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부드러움을 가지고 있다.


벌써 여름의 끝자락이다. 여름 끝에서 부는 바람은 항상 가을바람과 손잡고 불어온다. 그 바람이 느껴지면 괜스레 마음이 설렌다. 눈을 감고 바람이 전해오는 소리를 들으며 계절의 변화를 알아차린다. 계절도 변하고 자연도 변하고 바람도 변하는데 사람 마음이야 이로 다 말할 수 없겠지.. 흐르는 바람에 따라 이리 변하고 저리 변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니..

부여잡은 그 마음이 끝까지 가는 건 힘든 일이다. 사이사이 그 좁은 길에 조금이라도 바람이 불면 흔들리게 된다. 산들바람에 풀잎들은 제 몸을 맡겨 흔들리다가도 다시 제자리에 서있지만, 그 바람을 타고 같이 떠나버린 나는 돌아오기가 힘들다.



바람결, 40.9x31.8cm, 캔버스위에 혼합재료, 2021



<바람>  김춘수

                           

자목련이 흔들린다.

바람이 왔나 보다.

바람이 왔기에

자목련이 흔들리는가 보다.

작년 이맘때만 해도 그렇지가 않았다.

자목련까지는 길이 너무 멀어

이제 막 왔나 보다.

저렇게 자목련을 흔드는 저것이

바람이구나.

왠지 자목련은

조금 울상이 된다.

비죽비죽 입술을 비죽인다.





※ 모든 그림은 저의 작품들입니다.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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