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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art k Sep 09. 2021

브런치

'아점'과 '브런치'의 미묘한 차이

브런치, 34.8x27.3cm, 캔버스 위에 아크릴, 2019


주말은 언제나 마음 편하게  늦잠을 자고 일어나 여유롭게 브런치를 준비한다. 주말 브런치는 무조건 커피와 토스트, 샐러드 그리고 계란 프라이가 진리다. 평일 아침에 할 수 없는 것들을 주말 늦은 오전에 맘껏 멋 부린다. 예쁘게 플레이팅을 하고 맛있게 먹는 브런치는 나에게 주는 선물과도 같다. 음악을 들으며 고소한 버터향이 나는 토스트에 커피 한 잔이 행복이다. 이렇게 잠시나마 함께 한 행복에 그 힘들었던 일주일을 버티는 것 같다.



브런치는 일반적으로 서구권에서 아침식사 메뉴와 점심으로 먹는 메뉴가 혼합되어 있다. 'Breakfast'와 'Lunch'를 합성해서 만든 영어 단어이다. 브런치를 흔히들 신조어라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1896년 옥스퍼드 사전에 처음 등장했을 정도로 꽤 오래전 만들어졌다. 어원은 주일 아침에 미사를 드린 후 조금 일찍 점심을 먹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늦잠 자고 일어나 배가 고프니 점심 전에 먹는 것이며, 혼자 사는 사람들이 제때 끼니를 해결하기 귀찮아하며 직장인들의 주말 식생활로 바뀌었다. 또한 지금은 단순히 식사라는 의미에서 벗어나 지인들과 점심시간을 활용해 사교적인 자리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침' 겸 '점심'을 줄여 '아점'이라는 단어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토요일 아침 10시~11시에 먹는 메뉴에 따라  '아점' 또는 '브런치'라는 단어를 골라 선택한다. 늦은 오전에 한식이나 라면, 자장면을 먹는다면 '아점'이라고 표현하고 '브런치'로는 표현하지 않는다. 집에서 늦은 아침을 먹더라도 빵과 샐러드 그리고 커피 등의 음료를 차려놓고 먹거나 브런치 카페에 가서 먹는다면 '브런치'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단어 선택이 달라지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영화나 TV 속 드라마 그리고 SNS 등에서 과시용으로 브런치 사진을 올리거나 먹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점'과 '브런치'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나타나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사실 브런치는 미국에서 바쁜 직장인들이 끼니를 빨리 해결하기 위한 것임에 비해 한국에서는 허세스럽게 과시욕으로 사진을 찍고 자랑하는 것이 대다수이다. 정말로 바쁜 한국 직장인들은 브런치를 즐기지 못한다. 편의점에 파는 김밥이나 샌드위치, 컵라면으로 해결하기 바쁘다.


마법주전자, 37.9x37.9cm, 캔버스위에 오일, 2017




한 주 동안 고생하였으니 주말에는 나에게 맛있는 맛부림의 시간을 갖는 것도 삶의 활력과 힐링이 될 것이다. 이번 주말에도 특별한 브런치를 만들어 먹을 것이다.


 


* 모든 그림은 저의 작품입니다. 무단도용 및 불펌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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