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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무얼 먹고 사는가

시스템다이내믹스적 접근

by 자본주의 해커톤

주가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보이는 가격 너머, 보이지 않는 구조를 읽어라

우리는 종종 주가를 숫자로만 봅니다.
“오늘 5% 올랐어”, “이번 달에 10% 빠졌어”
하지만 그 숫자는 결과일 뿐,
진짜 중요한 건 그 이면에서
어떻게 구조가 움직이고 있는가입니다.


**시스템 다이내믹스(System Dynamics)**는
이 보이지 않는 구조와 흐름을
‘루프’와 ‘축적’, ‘지연’의 관점에서 꿰뚫어 보는 프레임입니다.



주가를 결정짓는 3가지 구성 요소

주가는 기본적으로 다음 세 축의 상호작용 속에서 결정됩니다:


1. 유동성 (경제 활동성)

2. 펀더멘탈(기업실적)

3. 센티멘트(투자주체 심리)


세 축의 구조적 논리는 이러합니다.

모든 사물과 현상은 부분이면서 전체입니다.

스스로 독립적이면서 전체의 영향아래 있습니다.

전체 또한 부분의 총합 만은 아닙니다.

부분의 총합보다 더 크거나 더 작을 수 있습니다.

부분과 전체는 상호작용 속에서 서로를 강화하기도

혹은 억제하기도 합니다.


관계도 계속 흐르고 변하고 강화하고 억제합니다.


여기서

유동성은 전체입니다.

기업 실적은 부분입니다.

심리는 이런 전체와 부분의 상호작용 해석입니다.


이 셋은 독립된 선형 변수가 아니라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동태적 시스템을 구성합니다.
이제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유동성: 시스템 전체의 에너지 흐름

통화량 (M2) / 금리 / 재정지출 → 시장 유동성 압력 → 자산가격 전반


유동성은 단지 ‘매수/매도세’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시장이라는 시스템 전체에 흐르는
에너지와 산소, 즉
행동이 가능하게 만드는 전제 조건입니다.


다시 말해,
펀더멘털이 엔진이고,
심리가 핸들이라면,
유동성은 연료통입니다.



유동성은 시스템의 '온도'를 조절한다

시스템 다이나믹스적으로 유동성은
**속도 조절 장치(Flow Controller)**입니다.


유동성이 풍부할 때:
심리 루프는 더 민감하게 작동하고,
펀더멘털보다 먼저 가격이 달립니다.


유동성이 조이기 시작하면:
심리 루프는 위축되고,
펀더멘털과 괴리된 고평가 자산은 급락합니다.



즉, 유동성은 두 루프 사이의 힘의 전달자입니다.
시스템의 기동성과 탄성력을 결정하는 변수입니다.



2. 펀더멘털: 구조적 실력의 축적 루프

매출 → 이익 → 현금흐름 → 기업가치 → 주가 기대치


펀더멘털은 기업의 내재 실력을 말합니다.
이는 천천히 축적되며
장기적으로 주가의 기반을 형성합니다.


시스템 다이나믹스적으로 보면
펀더멘털은 ‘축적(stock)’ 변수이고,
매출 성장, 비용 효율화 등은 ‘유입(inflow)’ 변수입니다.


좋은 펀더멘털은
‘지속 가능한 이익의 축적 구조’를 기반으로
주가의 중력 중심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이 축적은 느립니다.
단기 시장은 다른 변수에 더 민감합니다.



3. 심리: 미래 기대의 강화 루프

미래 전망 → 투자 심리 → 가격 반응 → 심리 증폭


심리는 주가의 단기 방향성을 결정하는
정서적 피드백 루프입니다.


호재 뉴스, 테마 유행, 파월 발언 하나에도
시장 심리는 출렁이고,
그 감정이 실제 매수/매도로 이어지며
자기실현적 주가 변동을 만들어냅니다.


시스템 다이내믹스적으로 보면
심리는 지연(delay)된 정보 해석과 감정적 반응을
빠르게 피드백하는 강화 루프로 작동합니다.


“주가가 오르니 더 사고 싶고,
더 사니 더 오르고, 더 오르니…”
라는 루프의 전형입니다.






루프는 연결되고 반복 강화된다

이제 전체 구조를 시스템 다이내믹스 관점에서 다시 정리해 보면:


펀더멘털이 개선되면
→ 기대 심리가 형성되고
→ 유동성이 받쳐주면 자산 가격이 상승하고
→ 상승한 자산 가격은 기업 자금조달 여력을 높여
→ 다시 펀더멘털이 강화됨

→ **이것이 부의 루프(강화 루프)**입니다.


반대로,


금리 인상 → 유동성 축소 → 기대 심리 위축
→ 주가 하락 → 투자 위축 → 펀더멘털 악화

→ **하락의 피드백 루프(자기 강화)**입니다.



결론: 숫자가 아니라 루프를 읽어라

주가는 '그 자체'로 의미가 없습니다.


그것은 구조의 출력(output),
즉 루프의 결괏값일 뿐입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지금 시장은 어떤 루프 안에 있는가?

펀더멘털, 심리, 유동성 중 무엇이 주도하고 있는가?

유동성의 방향은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


시스템 다이내믹스는
예측의 도구가 아니라 흐름 감지의 틀입니다.


그 틀 안에서 우리는
보다 구조적이고 지속가능한 투자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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