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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윤 Dec 20. 2023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리뷰

후에 역작으로 남게될

 1.


지브리의 팬은 아니지만 개봉 전부터 기대하고 있었다. 티저도 없었고 어떠한 마케팅도 하지 않은 낭만에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선개봉한 일본의 반응이 좋지 않았고 난해하다는 후기들이 즐비했다. 그러나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제목이 인생에 고민이 많은 나에게는 꼭 봐야겠다는 괜한 의무감이 들었다. 그리고 남이 재미없다고 한들 나한테도 재미없을 거라는 건 없다. 지나치지 말고 꼭 한 번 보고 스스로 느껴보길 바란다.



2.

마히토를 물심양면 서포트하는 히미

<그어살>은 지브리 또는 하야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해석이 많은데 나 또한 그 점을 베이스로 삼고 있다. 아무튼 발단은 전쟁으로 어머니를 여의고 트라우마에 빠진 마히토라는 소년이 왜가리의 유혹에 넘어가 이세계로 빨려 들어가면서부터 시작된다. 시퀀스는 현실 세계와 이세계 두 곳으로 나뉜다. 현실 세계는 말 그대로 '현실을 직시하는 공간' 이세계는 '이상적인 공간'을 뜻한다. 각 두 공간에서 하야오를 투영하는 인물들이 있는데, 현실은 주인공인 마히토가 또 다른 하나는 이세계의 조물주인 큰할아버지이다.



3.

전과 후의 하야오가 아닐런지

이세계는 하야오가 걸어온 길일 것이다. 쉽게 말해 이상을 꿈꿔온 과거의 길이다. 큰할아버지는 마히토를 보고는 자신은 더 이상 한계이니 돌을 쌓아 악의 없는 이상적인 세상을 만들라 말한다. 하지만 마히토는 머리에 있는 상처를 내보이며 자신 또한 악의를 가졌다고 고백한다. 이상을 내던지고 현실 세계로 돌아온 마히토는 결국 부닥친 현실을 마주하겠다는 결심을 보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츠코를 새어머니로 인정하는 것, 싫지만 아버지가 전쟁에 일조한다는 것. 그리고 지브리를 짊어질 후계자가 없다는 것을 하야오 본인은 이제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큰할아버지는 과거의 자신이며 마히토는 앞으로 미래를 그려갈 자신이다.



4.

하야오의 이상을 방해하는 자들

영화 중후반부터는 은유가 넘치고 지브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을 계속해서 뿜어내기 때문에 사람들은 친절하지 않고 지루하다고 말한다. 나 또한 고개를 갸우뚱하기를 멈출 수 없었지만, 집으로 돌아와 각종 해석 영상과 기삿거리들을 읽으면서부터 그 재미는 배가 되었고 단점을 충분히 제할 정도로 매력 있는 영화로 성큼 다가왔다. 조금만 생각을 더한다면 이 영화의 진가를 알 수 있다.



5.

기억에 남는 하야오의 문장

지금 나의 능력으로 <그어살>을 모두 이해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순 없지만, 훗날 역작으로 길이 남을 것이라 자신한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정답이 없다.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누구든 다르게 볼 수 있는 영화라 말하고 싶다. 본인들이 보고 자신들의 해석이 정답이다!





P.S. 난 정말 마음에 드는 왜가리 포스터가 대부분은 별로라고 한다. 영화관으로 향한 발걸음의 절반은 이 궁금증을 유발하는 왜가리 포스터였다.


P.S.2 단순한 이야기의 흐름이지만 사실 누군가에게 설명하라면 뭔가 할 말이 없어지는 영화긴 하다. 의미가 복합적이라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P.S.3 OST가 좋다. 링크에 있는 트랙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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