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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Apr 28. 2024

보고싶은데 불안해

마음의 문

1. 혼란형 불안정 애착.

2. K - 장녀들이여.

3. 서울 강남구 출판사 면접.


브런치 조회수 BEST 3위다.




4위는 <진중한 남자>다. "축하한다. 조회수 4위권이야." 난 여전히 아직도 이 남자를 생각하고, 시간 날 때마다 다 아니, 생각날 때마다 카톡 프로필 사진과 배경화면을 보고 심신안정을 가진다. 항상 프사에는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가 있어 이상한 안도감이 생기는데, 또 혹시 모를 상황에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보통 한 번 관심과 호감이 조금씩 생기고, 좋아하는 감정을 부정하고 한 남자를 좋아하는 감정을 인지하고, 그 감정까지 가지고 있는 과정이 평균 1년 - 1년 반 정도 걸리는 것 같다. 예전에는 그래도 빨리 깨달았는데 이제는 그 후의 상황을 쉽게 예측할 수 없으니 왠지 더 걸리는 것 같은 느낌. 그러니 한 번씩 미친 듯 불안하다가도 가끔 바뀌는 프사를 보면 상대가 살아있다는 안도감과 편안한 감정이 생기는 이유를 좀 알고 싶다. 다가 갈려하면 혹시나 상처받을까 '불안'과 '겁'이 높은 파고로 순식간에 자아를 확 덮치는데 그럴수록 또 보고 싶고, 목소리 듣고 싶고, 확 다가가고 안기고 싶은 이 혼란스럽고 불안정한 물결의 파도. 어떤 날은 너무 거세고, 또 어떤  날은 너무 잔잔해서 보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 때가 있다.


물결의 파도는 '마음의 문'을 뜻한다.


마음의 문이 열렸다가, 닫혔다가, 보고 싶었다가, 불안했다가, 좋았다가, 미웠다가. 아무도 없는 망망대해에서 아주 혼자 작은 돛단배를 타고 있는데 그 물결의 파고가 너무 높고 거세서 제자리에 혼자 둥둥 떠다니고 있는 느낌.


뭔가. 아주 단단한 벽돌이 마음속의 네모난 갈색 문 앞에 차곡차곡 쌓여서 꽉 막혀 있는데, 그 벽돌이 꼭 아무리 밀어도 움직이지 않는 느낌. 문 앞에 가득 쌓인 무거운 택배 상자처럼 느껴진다. 이 벽돌이 너무 무거워서 차마 들지도 못하겠고 그렇다고 무시하고 문을 열고 나가면 그 벽돌이  와장창 무너질 것 같은 느낌. 그 문의 손잡이를 조심스럽게 한 손으로 잡고 오른쪽으로 돌려야 문이 열리는데 아직 문을 잡지도 못하겠다. 잡으면 굳게 쌓여있던 벽돌이 흔적도 없이 무너질 것 같다.




"남을 심리적 이론으로 해결해 주기 전에 내가 가지고 있는 심리적 문제부터 해결해야 될 것 같은데 이거."


뜬금없지만 아빠가 싫다. 아니 밉다. 근데 완전히 미워하고 싶진 않다. 아빠한테 다가가고 싶지만 다가가지 못하겠다. 아빠만 보면 자꾸 상처받은 기억 밖에 나지 않고, 아빠가 했던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는 아빠의 사과를 말로 듣고 싶은데, 말보다는 행동으로 하는 방식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내가 아빠의 대한 이해가 부족한 걸까. 아님 아직까지 아빠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싶진 않은 걸까.


아빠 때문에 혼란형 불안정 애착이 형성된 것 같다는 생각이 근래 들어 자주 든다. 자꾸 남탓하기 싫고, 해야 하지 않아야 되는 거 너무 잘 알고 있는데, 왜 자꾸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아빠가 자꾸 밉고 싫어지고, 아빠 때문에 좋아하는 남자한테도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느낌이 자꾸 드니까 아빠의 대한 감정이 더 혼란스러워진다.


"하. 문제의 열쇠를 찾으려면 과연 어떻게 해야 될까?"

"과연 이 근본적인 마음속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만약 아빠와의 부정적 관계 형성이 관심과 호감의 대상인 좋아하는 남자와의 이성적 관계와 관련이 있다면 과연 어둡고 차갑고 건조한 공간 안의 무거운 벽돌을 돔 형태의 집이 무너지지 않게 잘 치우고, 그 단단한 문의 손잡이를 잡고 따뜻한 햇빛이 가득한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갈 수 있을까?




걱정이다.


"어쩌지. 나. 평생 이렇게 살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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