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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수님의 강의

by 지은 Mar 21. 2025

'교수님 안녕하세요. 전 교수님의 대학원 수업인 ㅇㅇ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 박지은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주 과제인 논문 요약 과제와 책 요약 과제를 어디 올리는지 몰라서 이렇게 쪽지 보내드립니다. 제출은 어제까지라 과제는 완료했는데 학습활동 칸에 과제란이 생성되지 않아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교수님! 완료된 과제는 어디로 제출하면 될까요?'


'그건 발제하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 다른 학생들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고생했네요. 그래도 수업 자료에 대한 이해를 더 깊이 있게 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수님이 고생했다고 하시는 말씀 한마디가 좋았다. 그리고 확실히 논문과 자료를 요약하고 수업을 들으니 이해도의 깊이와 넓이가 달랐다. 어떻게 교수님은 내 마음을 콕 집어서 잘 아셨는지 정말 깜짝 놀랬던 쪽지었다.그래서 크게 이변이 없으면 논문 요약은 안해도 적어도 2번 이상은 전체적으로 훝어보고 수업을 들어야되겠다고 생각했다. 학생들이 논문을 발제를 하면 교수님이 첨언과 부가적인 의견을 제시해주신다. 그러면 그 말씀들을 학생들은 또 추가하고 필기를 하는 형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교수님의 말씀들을 잘 알아듣고 필기를 똑바로 하려면 내용을 분명하고 정확하게 알아야 필기를 잘 할 수 있으니 결론은 논문을 읽고 가는게 마음이 편하다. 몰라서 멍 때리고 앉아 있는 시간 자체가 너무 아까우니까 말이다. 수업시간에 하나라도 알아가려고 이러쿵 저러쿵 여전히 어떻게 하면 온전히 교수님의 머리속에 있는 지식을 다 얻어갈 수 있을까를 혼자서 치열하게 고민중인 요즘이다. 




외국인 교수님의 영어 수업도 하고 있다. 다음은 외국인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과제를 하고 교수님이 피드백을 해주신 내용이다. 영어를 잘 알아듣진 못해도 그래도 최대한 순간을 열심히 잘하려고 애쓰는 요즘이다.



'잘 하셨습니다! 소득 및 기타 사회경제적 데이터는 도서관 계획 및 정책 개발에 유용할 수 있습니다!'


1주차에 수업했던 정책과 국제 LIS 협회 및 협업의 대해서 과제를 했는데 외국인 교수님이 피드백을 해주셨다. 요즘 2시간 30분 동안 영어 수업을 하는 동안 영어 듣기는 진짜 확실하게 귀가 트여지는 느낌이 난다.


 '사려 깊은 성찰, 문화적 역량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 그리고 도서관과 사서에게 중요한 것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 감사드립니다! 참으로 지구촌이군요!' 2주차의 수업 내용인 역사 및 비교 연구 방법 및 문화 역량의 대해서 수업을 하고 교수님이 과제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셨다. 


암묵적 편향 테스트를 하고 나온 결과값의 대한 성찰과 생각하는바를 적는 과제었다. 사실 영어 듣기가 현저하게 부족한 상태여서 2시간 30분동안 생으로 영어 듣기로 수업을 듣는건 쉽진 않다. 영어 듣기라고 한다면 7살때 1년 동안 영어 유치원을 다닐 때 원어민이랑 수업한 것과 초등학교와 중학교 약 9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동네에 있는 큰 영어학원에 다닌 경력에 원어민 선생님과 일주일에 1번인가 2번 정도 수업하는 정도다. 영어 학원을 그렇게 다녀도 영어 듣기의 점수는 슬프게도 상승곡선을 그리지 않았고 비례하지 않았던 경험이 있어 수업을 하기도 전부터 겁이 났었다. 




살아가는데 무언가를 시도 하기 전에는 목적과 계산이 확실하면 그 이후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편에 속한다. 그러니까 예측이 불가하는 불확실성의 대한 불안도가 너무 크다. 불안과 초조함을 느끼는 감정이 너무 싫고 겁이 난다. 그래서 그 일을 시작하기전에 생각보다 꽤나 많이 알아보고 자세하고 꼼꼼하게 체크를 하는 편이다. 확실함과 안정성이 주는 안도감의 의존도가 상당히 큰편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어떤 선택을 했으면 그게 반이다. 선택을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틀어지면 그 다음 단계에 가서 이거를 어떻게 하면 내가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생각한다. 방법은 찾으면 다 나오게 되어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1번째 방법을 사용했는데 통하지 않다면 나에게는 플렌B, 플렌C, 플렌D가 존재하니까. 그것들중에는 해결방법이 있겠지 뭐. 


그런데 이 영어 수업 같은 경우는 내가 수업을 전혀 알아듣지 못할 때 나타날 수 있는 경우와 조금만 알아들을 때 생길 수 있는 경우와 생각보다 많이 알아들을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예측이 너무나 불가한 불확실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예측이 전혀 되지 않고 정확하지 않은 경우' 그건 나에게는 두려운 불확실성을 말하고 그 말의 뜻은 '불안'을 뜻하는 것이며 즉, 안정성이 주는 안도감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패닉 상황을 뜻한다. 그러면 사람이 극도로 불안해지고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 느낌이 그냥 싫다. 이유가 없다. 


이런 상황 자체가 혼란스럽고 미치게 만들며 내가 지금까지 살면서 지지해왔던 안정성이 주는 의존도가 사라지면 나 자체가 없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이번 년도가 우리과 교수님들이 강의를 많이 안하신다고 들었다. 교수님들이 안식년를 가지시고 교수회장에 임용이 되서 강의를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생각보다 없었다. 그런데 다행히 교수님이 매주 내주시는 과제는 알아서 척척하고 있고, 토론 과제도 꽤나 잘 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그래서 외국인 교수님의 수업을 알아들으려고 수만가지 방법을 쓰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요즘에 하루에 하나씩 아빠가 알려준 영어 뉴스를 구독해놓고 듣는다. 하루에 하나씩 들으면 한달에 30개다. 1년이면 적어도 365개의 영어 뉴스를 듣게 된다. 먼지처럼 하나씩 쌓이면 언젠가 단번에 알아듣는 수준까지 올라가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요즘 들어 생긴 생산적 습관이 생겼다. 그 습관은 바로 학교 도서관 열람 관리 앱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 앱에는 지금 현 시각에 그 도서관 건물에 학생들이 얼마나 공부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도서관에는 새벽까지 공부할 수 있는 열람실이 있는데 지금 이 시각에도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난 도서관 앱을 새벽에 틈이 날 때마다 보면서 또 자극을 받는다. 


그리고 혼자 생각한다. 


"나도 .. 언젠가 .. 꼭 .. 24시간 열람실에서 밤을 세면서 공부를 할 것이야 .."

"언제 가지? 언제가 나을까? 나도 꼭 새벽까지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처럼 새벽까지 공부를 할 것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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