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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Jan 06. 2024

출간 기획서

디자인의 난관

다음 주 월요일과 이번달 말에는 대형 출판사 입사 공고 마감날이다.




원래 출판 기획서를 PPT로 만들다가 살짝 지쳐서 손을 놓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만들어야 될 것 같아 또 손을 대고 있다. 평화로운 토요일에 날씨가 좋은데 또 도서관을 가야 되는 현재의 상황이 퍽 좋진 않지만 그래도 어쩌냐. 할 건 해야 되니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번에 입을 수 있는 후드 원피스를 입고 가방에 주섬주섬 맥북과 로지텍 키보드, 삼성 마우스를 챙긴다. 사실 비 오고 날씨가 좋지 않으면 그냥 그러려니 하는데 날씨가 좋은데 도서관에 해야 할 일을 하러 갈 때면 가끔은 가슴이 좀 많이 욱신거리고 마음 한 구석에 무거운 돌덩이가 딱 놓여있는 느낌이 난다. 지금의 생각은 가능하면 대형 출판사에 입사를 했으면 하는데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으니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 하는 게 전부다. 조금은 답답하고 숨이 막혀도 견뎌야 하는 게 나 자신의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출판 기획서의 작성은 학기 중에 교수님이 주신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우선 전체적인 틀부터 잡고 꼭 들어가야 돼서 구체적인 항목부터 정하는 게 먼저였다. 책명이랑 출판 목적방향. 그리고 유서파악 등 예상 독자층의 조사와 출판 규모, 출판 일정까지 말이다. 출판하고자 하는 책의 구체적인 목차는 온전히 스스로 파악하고 설정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 스스로 내심 놀랬던 부분이다. 이번에 출판 기획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정말 이다음에 내 책을 출판하고 싶은 욕심이 더 생겼다. 그리고 실제로도 출판의 전 과정을 내가 맡아서 할 수 있다면 얼마나 그 과정이 재밌고 뜻깊은 활동일까 하는 생각도 듬뿍 들었다. 유서 파악은 출판하고 싶은 책의 분야를 기준으로 삼아 4-5권 정도의 유서를 정했는데 개인적으로 봤을 때는 크게 나쁘진 않은 느낌. 실제로 처음으로 혼자 출판 일정을 기획하면서 기획 완료와 자료 조사 그리고 원고작성은 언제까지 해야 되는지의 대해서 생각보다 한 권의 책을 작업하는 기간시간 설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편집과 제작을 하고 출판일에 딱 맞춰야 되기 때문에 시간이 늦는다는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지킨다는 것 자체가 압묵적인 사회적 약속이며 기본 디폴트 값이라 생각한다. 출판일은 내 생일로 그냥 정해버렸다. 이게 진짜 실행으로 잘 될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정말 실현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기록하고 남기는 것도 어쩌면 미래에 책을 내기 위해서 쓰는 것일 수도 있다.



 

항목 별로 다 체크하고 구성하니 PPT가 총 26장이 나왔다. 이제 대략 큰 틀은 다 쫘놨고 조금씩 수정을 하면 되는데 문제는 디자인이다. 학기 중에 과제를 할 때는 교수님께서 부여하시는 과제 점수라는 제도에 따라 적지 않게 들어가는 PPT제작이랑 발표 점수가 들어갔다. 난 항상 '완벽'을 추구했다. "어떻게 하면 발표하는데 어느 한 군데도 지장이 없고 잘 만들었다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깔끔하고 심플하게 딱 필요한 것만 제시를 해서 높은 과제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의 대한 생각이 가장 많이 차지했다. 과제 점수 결과는 항상 만점에 가깝거나 만점이었다. 근데 이 출판 기획서란 PPT는 뭔가 입사를 위한 프로젝트여서 그런지 부담이 조금 되는 건 사실인 것 같다. 나는 또 "어떻게 하면 출판 기획서를 면접자들이 봤을 때 완벽하다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잘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예상치 못한 디자인적인 부분의 대한 난관에 봉착한 느낌. 어떻게 만져도 안 예쁜 느낌이 든다. 면접자가 PPT를 봤을 때 "아! 이거다!" 하는 기획서를 진짜 만들고 싶은데 학교에서 과제 할 때의 느낌이랑 입사 할 회사에 PPT를 만들어서 제출한다는 건 확연히 다른 관점이고 방향인 것 같다. 더 전문적으로 만들어야 될 것 같은 느낌의 적지 않은 압박과 부담이 다가오면서 마음도 조금씩 무거워지는 느낌을 받는 건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까. 사실 꼭 제출해야 되는 기획서도 아닌데 또 혼자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하는 중이다.




"어떻게 해야 될까."

"어떻게 하면 출판 기획서를 남들보다 더 잘 만들 수 있을까."


.

난 오늘도 고민과 생각에 머리를 붙잡고 달력에 표시해 놓은 얼마 남지 않은 마감 기한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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