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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Jan 15. 2024

입사 지원서

문항의 깊이 

누가 들어도 이름 있는 출판사의 입사 지원서는 역시 달랐다.





문항의 깊이와 수준이 확연하게 차이가 났다. 입사 지원서 수준에 맞는 문장력을 위해서 요즘 아주 발버둥이다. 전형적인 물음의 차이가 아닌 정말 진심으로 '우리 출판사에 입사하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의 대한 아주 궁극적이고 심화적인 질문의 답을 요구한다. 입사 지원서의 여러 문항의 대한 답을 평소에 생각했던 것을 바탕으로 천천히 채워가면서 궁금해진 부분이 하나 생겼다. "이런 문항을 물어보는 출판사에 다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그 사람들은 이미 이 출판사의 입사의 마지막 3단계인 면접까지 거치고 최종 합격을 하고 매일 출근과 퇴근의 루틴을 반복하고 있겠지?" 지원서를 쓰는데 갑자기 궁금해졌다. 동시에 자신들이 준거하고 있는 출판사의 대한 애사심과 자부심이 문항에 다 보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질문을 답하면서 느꼈던 가장 큰 부분은 입사 지원서를 작성하는 사람이 본인이 입사하고 싶은 출판사의 대한 생각들을 근본적이고 구체적이고 포괄적으로 어떻게 답할 수 있냐의 대한 능력과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들어왔을 때 적합한 사람인지의 대한 기본적인 인성을 가졌냐의 대한 인성적인 부분을 출판사의 채용 담당자는 보는 것 같았다.


자신들의 출판사의 대해서 과거에는 어떻게 생각했고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출판사에 입사한다면 본인의 관심 분야는 뭔지. 자신 있는 분야가 있는지. 있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 기획하고 싶은 출판물이 있다면 어떻게 기획을 할 것인지. 그 외 기타 생각보다 엄청 다양한 질문들이 많았다. 생각보다 엄청 디테일하고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질문을 던졌다. 사실 질문의 답을 한다고 머리를 많이 썼다. 오랜만에 머리의 회전이 빠르게 돌아가는 기분이 들어 신선한 자극이 꽤나 들었다.


이름 있는 출판사에 입사 지원서를 넣는 것만 해도 스스로 뭔가 꽤 좋은 자극을 받았던 것 같다. 결과는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일단 지금은 포기하지 않고 될 때까지 하는 게 목표다. 방송 작가 때처럼 하고 싶은 일을 기어코 달성을 했을 때의 그 기분을 어쩌면 또 강하게 느껴보고 싶다. 언젠가 이름 있는 출판사에서 입사 지원서에 있는 문항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또 문득 들었다. 그리고 생각보다 문항들의 대한 답을 할 때 수준 있는 문장력을 구사하는 것을 많이 필요로 했다. 그래서 책을 꾸준히 1달 단위로 몇 권씩 읽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또 했다. 가고 싶은 출판사의 대한 기본적인 정보 수집과 해당 출판사의 출판물도 가르지 말고 복합적으로 섭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책의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던 부분들과 함께 정말 어떻게 하면 출판사에 취직할 수 있을까의 대한 물음의 대해서 적당한 방법을 잘 찾아보기. 음. 파주 출판 도시도 요즘 또 가고 싶은 생각이 든다. 아니 사실은 학교 다닐 때부터 교수님에게 말씀드린 적이 있다. 파주라는 도시 자체도 참 고요하고 고즈넉해 보이던데. 이쁜 사옥도 사옥이지만 그래도 출판인이라면 누구든 '파주 출판도시'를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이 브런치 북을 전체적으로 읽을 때

여리게 웃으며 읽는 나를 생각하며 글을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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