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운용 Aug 24. 2023

1. 나는 발달장애인입니다.

소설 : 마음으로 쓰는 편지 - 아빠 안전벨트 매!


 여는 글


1. 나는 발달장애인입니다.

1992년에 태어났으니까 나이는 서른 한살이고요.

우리가족은 엄마와 아빠 동생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고요. 모두 함께 살아요.


엄마는 직장에 다니시고 아빠는 퇴직하셨고 동생은 대학생입니다.


특수학교를 마치고 복지관을 다니다가 지금은  평생교육센터에서 생활습관 및 직업자활 교육프로 그램을 배우며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어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거나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할때 타고 내리며 이동하는 일상생활에 대한 적응훈련도 배우고 있고 미술, 음악, 체육 등 신체 활동과 심리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손놀림이 빠르고 손재주가 좋은 아빠를 닮아서 볼펜 조립이나 양말포장하는 일처럼 손으로 하는 작업에 흥미도 있고 자질도 있나 봅니다.


그래서 단순작업이 너무 좋아요. 내게 주어진 일을 정해진 시간에 끝내고 음악을 듣거나 쉴수가 있거 든요.

워낙 제 손놀림이 빠르고 좋아서 사회복지사선생님 들이나 자원봉사자선생님들이 저를 보며 작업능력 이 좋다고 자주 자주 칭찬을 해주셔서 그때마다 기분이 너무 좋아요.


발달장애인들의 특징이라고도 하는데 저는 한번 위치가 정해진 물건이랑 책들하고 물건을 제자리에  정리하는 습관이 있어서 친구들이 아무 렇게나 벗어놓은 신발들도 발장에 이름표를 찾아 정돈하곤 합니다.

선생님들이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직업훈련과정으로 수납관리같은 일을 추천해주신 적도 있었어요.


인지능력이 조금은 있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도 어느 정도는 소통이 가능한데 제가 말이 워낙 빠른데다 혀를 굴려서 내는 발음 잘 못해서 제 말에 익숙하지않은 사람들은  못알아들을 때가 많아요. 사람들이 많이 불편했을거예요.


그럴땐 저도 많이 속상합니다.


엄마아빤 내가 혼자 세상에 남게될 때를 생각하면 걱정 되고 고민 많은가봐요.

그런 엄마 아빠를 볼때면 저도 눈물이 나요.


아빠는 아주 오래전부터 내 이야기를 글로 쓰려고 하고 있고 나와 같은 장애인들끼리 모여사는 작은 공동체마을을 만들어보겠다 애를 쓰고 계시는데 많이 힘겨운가 봅니다.


협동조합이란 것도 만든다며 바쁘게 뛰어다니는 울아빠.그런데 생각만큼 진행이 잘 안되는지

술마시는 날이 전보다 훨씬 많아졌어요.


엄마는 좋지않은 생활습관을 고치라며 하나하나 엄격하게  가르치세요. 예를 들면 편식이 심한 식습관을 바꾸라거나 큰소리로 중얼거려 마트에서 다른 사람들이 불편해 하니 조심하라거나 같

일상생활을 해나가는데 필요한 주의사항들을 반복해서 훈련하고 나쁜 습관은 고쳐나가라고 충고를 많이 하시는데요.


아빠는 그렇지않아요. 한계가 있고 문제가 있으니 장애아니냐며 장애는 완치가 어려운 병이니 그 한계를 인정하고 스트레스 안받고 맘편 지내게 해주자 그러시죠.


엄마와 아빠는 서로의 생각 차이가 많아서 가끔 씩 다때도 있는데요. 잘은 몰라도 두분의 다툼을 듣다보면 어렴풋이나마 엄마 아빠 두분 다 저를 위해서 그런다는 걸 눈치로 알고 그때는 가만히 있습니다.


제 맘을 몰라주면 때때로 화도 나고 속상하지만 엄마도 제가 혼자서 잘살아가길 누구보다도 바라기 때문에 혼을 내고 주의를 주는 거 이해할 수 있어요.


그래서 엄마말을 아빠보다 더 잘 듣는 편이예요.

솔직히 아빠는 너무 편해요. 제가 싫은 표정 지으면 알았다 아빠가 해줄께 라며 말을 안해도 아빠 스스로 다 해주는걸.


엄마 아빠 넘 넘 고마워요. 하나뿐인 동생한테도 정말 미안하죠. 내가 장애인만 아니었음 하나뿐인 내동생 얼마나 귀여워하고 예뻐했을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엄마 아빤 아시잖아요.

모두 다 정말 정말 사랑해요.


저보다 먼저 세상을  뜨고 난 후에 제가 넘어지지 않고 굳세게 살아가길 세상 무엇보다도 바라잖아요. 표현은 제대로 못하지만 저도 세상에 엄마 아빠뿐이예요.


아빠의 손을 빌려 제가 살아온 날들이나 앞으로 살아야 할 세상살이까지 글을 쓰고 있는데 세상 누구보다도 저를 제일 잘 알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이니까 뭐라 말을 안해도 제가 하고 싶은 말들을 대신 써 주실거라서 너무 기뻐요.


아빠 그래도 안전벨트는 꼭 매고 운전하셔야 해요. 꼭.


< 생활시설 이용하기 시간에 그린 딸의 작품 >

작가의 이전글 폭우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