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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찬우 Mar 28. 2022

잊혀힘과 버려짐 - 1

포기와 비움


산다는 것은 끝없이 어디론가 움직이는 과정이다. 그러니 우리는 매일같이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정해야 한다. 기분이 좋지는 않지만 회사를 가야 하고, 그와는 정 반대의 기분으로 어디론가 멀리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건조하게 표현해서, 물체가 이동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방향과 속도이다. 조금 부드럽게 표현하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 여부 정도가 될 것 같다. 목적지와 이동 수단,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뜻이다.


오래 생각해보지 않아도 옳은 말임을 알 수 있다.


이 둘 중에서 더 중요한 것을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무엇일까? 방향과 속도 중에서 뭐가 더 중요할까? 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당연히 방향이다. 목적지를 가야 할 방향과 반대로 정하면 빠른 속도는 오히려 더 나를 빠르게 멀어지게 할 뿐이다.


그러니 목적지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목적지는 다른 말로 목표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목표인 셈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생각보다 목표를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이유는 바로 '실패의 경험' 때문이다. 목표한 것이 반드시 이뤄지는 세상이라면 목표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슬프게도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너무 목표에 집중하는 것은 그저 집착이 될 때가 많다. 그런 집착은 불행의 씨앗이다.


무엇보다도, 목표는 매우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자, 일단 목표를 정했다면 그다음은 뭐가 중요할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중단하지 않는 의지와 최선을 다한 노력이 중요하다. 능력이나 운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세상을 조금 오래 살아보면 누구나 알 수 있다. 결국 최종적으로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한 사람의 삶은 목표와 의지, 그리고 노력의 총합으로 인해 결정된다.


우리는 누구나 삶을 '성공'하고 싶다. 단지 각자마다 성공의 기준점이 다르다. 그래서 각자마다 고유한 성공 목표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성공하려고 애쓰며 살아간다. 단지 과연 어디쯤이 '최선'일지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결국 우리는 세상 속에서 다른 사람들의 최선과 나를 끝없이 비교를 하게 된다. '나의 최선'이 다른 누군가에 비해서 부족하지 않았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비교의 결과는 대부분 그리 좋지 않다. 이 세상엔 괴물 같은 의지력을 가진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내 노력 정도는 사실 비교 대상조차 되지 않을 때가 너무 많다.


그렇게 우리는 좌절한다. 자신에게 커다란 실망을 한다. 그럴수록 더 많은 의지를 갖고 싶어 한다. 좀 더 열심히 살아야 할 것 같은 강박관념에 사로 잡힌다.


결국 사는 것이 쉽지가 않다. 이미 나름대로 열심히 뛰었는데 앞서간 사람들은 까마득히 멀게 느껴진다. 대충 짐작해도 뛰여 온 거리보다 뛰어갈 거리가 훨씬 더 많이 남은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점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 사람은 어느 정도 닿을 것 같으면 열심히 노력하지만 너무 멀면 아예 처음부터 시도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예전부터 그런 사람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경구가 전해져 왔다. 티끌모아 태산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살아보니 한걸음을 걸어봐야 천리길은 여전히 천리길이고 티끌을 모아봐야 티끌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그냥 포기하는 것이 나을까?


뭐, 사실 선택의 문제도 아니다. 의지적으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포기가 된다. 도대체 따라갈 수가 없는데 어떻게 노력을 할 것인가? 내가 한 걸음을 옮기고 한 푼을 모을 때 누군가는 수십 킬로미터를 이동하고 수십 억을 벌고 있다.


그러니 포기해야 하는 것이 맞다. 여기에서 문제는 포기하는 것은 꽤나 기분이 나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르게 표현하려고 한다. '내려놓는 것'이다. 그것은 불필요한 것들을 비우는 것이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뭐, 많이 듣다 보면 어느 정도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앞에 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보지 않고 듣지 않고 산다면 말이다. 문제는 살다가 보면 어쩔 수 없이 듣게 되고 보게 된다는 점이다. 그때마다 우리는 크게 요동을 친다. 내려놓은 것이 아니라 포기한 것이라서 그렇다. 비운 것이 아니라 그저 채우지 못해 빈 것이라서 그렇다.


포기는 포기일 뿐 그 어떤 경우에도 받아들임이  아니다. 뱃속이 텅 비었을 때 먹지 않아서 그렇게 된 것과 먹지 못해서 느끼는 배고픔은 전혀 다른 것이다.


부자는 돈 없이 살 수 있지만 가난한 사람은 돈 없이 살 수 없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부자는 아니지만 돈 없이 살 수 있거나, 먹을 것이 없지만 먹지 않고 살 수 있거나, 하지 못하지만 포기가 아닌 내려놓는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일까?


다행히도 있다. 단지 그것을 하려면 조금 공부를 해야 한다.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그저 잊혀힘과 버려짐에 관한 진실을 알면 된다. 내가 알던 삶이 사실은 커다란 착각이었음을 깨달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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