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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Apr 16. 2024

'중대한 결정, 짜장 VS 짬뽕

식당에 앉아 메뉴판을 바라볼 때, 마치 세게 평화를 결정하는 듯한 무게감이 느껴질 때가 있다. 오늘의 선택은 짜장면? 아니면 짬뽕? 짬짜면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이 두 가지 옵션 사이에서 벌어지는 내적 갈등은 마치 내가 국가적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듯하다. 짜장면의 부드럽고 달콤한 유혹과 짬뽕의 칼칼하고 자극적인 매운맛이 나를, 위장의 고통 속으로 안내하려 한다. 물론 각각의 선택은 나의 위장과 그날의 기분, 나아가 그날의 운명을 좌우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런 결정을 내리는 순간, 나는 내 자신의 심리 드라마 주인공이 된다. "이번 주에는 이미 너무 많이 먹어서 칼로리가 걱정되는데... 그래도 매운 음식은 소화에 좋다며 " 이러한 고민을 하면서도 어쩌면 내가 선택하는 그 한 그릇의 면이 하루의 기분을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에 주인공이 운명을 좌우하는 선택을 하듯 고민한다. 선택의 실수를 한다면? 그 잘못된 결정은 나를 하루 종일 괴롭힐 것이다.


정말, 메뉴를 선택하는 일이 이렇게 어려울 줄은 꿈에도 몰랐다. 메뉴판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고민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오늘은 짬뽕의 날인가, 아니면 짜장면의 위로가 필요한 날인가?" 이런 고민이 유쾌한 자아성찰의 순간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어쩌면 우리는 이 소소한 선택을 통해 일상에 작은 스릴을 추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럴 때 난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한다. “어차피 이 드라마의 끝은 해피엔딩이야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뒤돌아 보지 말고 결정하자!”라고. 그래서 난 이런 상황에 약간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즐기기도 한다. 나에게 두 가지 다른 드라마의 결말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만약 짜장면의 만난 후의 해피엔딩이라면, 다음 드라마의 결말은 짬뽕과의 해피엔딩을 만날 수 있기에 나의 인생은 더욱 다양한 경험을 마주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결정들이 큰 그림에서 볼 때 그렇게 중대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가끔은 선택에 있어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웃을 수 있는 여유를 찾는다면 더 큰 행복을 찾고,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이렇게 작은 결정에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 그 자체가 인생의 일부이며,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작은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니 오늘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그것을 기쁘게 받아들이고, 각각의 선택이 가져다주는 독특한 맛과 경험을 즐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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