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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이브랜드유 May 08. 2024

손으로 쓴 편지의 감성, 그리고 연필 소리

침묵하는 방 안, 나는 창가의 작은 책상에 앉아 연필을 든다. 편지지의 흰 면 위에서 연필이 만들어내는 부드러운 스크래치 소리는, 현대의 기계적인 클릭 소리와는 다른, 오래된 시대의 울림을 갖고 있다. 이 소리는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옛 통신의 감성을 되살리는 듯, 나의 마음에도 특별한 여운을 남긴다.


손으로 쓰는 편지는 매우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소통의 형태다. 디지털 시대에 익숙한 우리에게 연필과 종이를 사용하여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것은 거의 의식적인 행위로 느껴진다. 편지를 쓰는 이 시간 도안, 나는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각 단어에 마음을 담는다. 각 글자는 나의 감정과 함께, 글이라는 그림이 되어 종이 위에 서서히 그려진다.


이 과정은 마치 예술 작품을 창조하는 것과 같다. 문장 하나하나가 모여 하나의 메시지를 형성할 때, 그것은 단순한 문자의 나열이 아니다. 나와 수진자의 사이의 감정적 교류를 만들어낸다. 이 편지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시간 캡슐이 되어 우리의 관계와 그 시점의 감정을 영원히 간직한다.


편지를 쓰는 것은 나에게 일종의 명상과 같다.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정리하고,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싶은지를 고민하면서, 나는 자신의 내면과 더욱 깊이 연결된다. 이러한 고요한 순간 속에서 나는 종종 스스로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고, 일상에서 잊고 있던 소중한 감정들을 다시 마주하게 된다.


편지를 봉투에 넣고 마지막으로 봉인하는 순간, 그 작은 봉투가 담아낼 수 없는 깊은 감정의 무게를 느낀다. 나의 생각과 감정이 담긴 이 작은 종이가 나를 떠나 나의 소중한 사람에게 전해질 것을 생각하며, 내 마음은 설렘과 동시에 약간의 긴장감으로 가득 찬다. 이 작은 종이 한 장으로 우리 사이의 거리는 초월되며, 순수한 감정의 끈을 이어주는 마법 같은 순간이 된다.


편지가 목적지에 도착하고, 수신자가 조심스럽게 봉투를 열어 나의 글을 처음 읽을 때의 순간을 상상하는 것은 나에게 큰 기쁨이다. 나의 말들이 그들의 마음에 어떻게 울릴지, 내가 전한 감정이 그대로 그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 생각하며, 나는 물리적인 거리를 잊고 마음속으로 깊이 연결된다고 느낀다. SNS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손의 온기가 전달되는 진정한 힘이다.


그들이 내 글을 읽으며, 아마도 미소를 지을 것이고, 어쩌면 눈시울이 붉어질 수도 있다. 그 순간 우리 사이의 공간은 사라지고, 시간마저 멈춘 듯 서로의 마음이 깊이 어우러진다. 이렇게 편지는 단순한 소통만이 아닌, 우리의 관계를 한층 더 깊게 만드는 감정의 매개체가 된다.


이 편지들은 우리의 추억을 기록하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우리의 감정을 간직한다. 나중에 다시 편지를 꺼내 읽을 때, 그때의 감정들이 새롭게 되살아나며, 과거의 소중한 순간들이 다시금 마음을 채울 것이다.


손으로 쓰는 편지의 여정은 나에게 더욱 깊은 감정적 만족과 위로를 전해준다. 내 마음을 전하는 이 과정 자체가, 나와 수신자 모두에게 진정한 기쁨과 행복의 원천이 되어, 우리 모두의 삶에 끊임없는 감사와 사랑이 새겨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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