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미리 생각해 둔 메뉴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건강한 호밀 빵,
무가당 그릭 요구르트,
다희 할머니께서 만들어주신 딸기잼,
고소하고 건강한 우리 잣,
아이들에게 주려고 접시에 담으려는데 갑자기 환해진다.
‘뭐지?’ 하고 창문을 보는데,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지금이 영원했으면 좋겠다!
햇살 한 줄기가 깜짝 선물이라도 하는 듯
우리 집 주방으로 쓱 들어와 주었다.
얼른 휴대폰을 가지고 와서 찰나일 것 같은 그 순간을 담았다.
매일 아침 햇살이 비쳤던가?
아님 내 마음에 햇살이 비친 건가?
알 수는 없지만 행복하게 만들어 준 순간을 가슴에 담는다.
아이들도 입을 바삐 움직이며 맛있게 먹어준다.
이렇게만 하루기 시작되어 주면 참 좋으련만,
요구르트는 빵에 발라 먹는 것보다 그냥 먹는 게 더 맛있다는 불만 섞인 볼멘소리,
양치할 때 혀 닦아? 하고 궁금해서 물어본 질문에 우와 아아아 아 하고 기차 화통 소리를 내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소리에 속이 상해버렸다.
깊게 생각하지 말자,
나쁜 생각이 머리에 둥지 틀지 못하게 털어내 버리자,
지금 멈추면 아이들은 햇살보다 더 찬란하게 빛을 내며 하루를 보낼 것이다.
이 생각으로 쏟아지는 많은 말들을 잇속에 가두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나가 걸었다.
막내를 데려다준 그 길로 30분을 더 걷고 들어왔다.
오늘 아침 찰나의 햇살을 선물로 주신 이유는
그 잠깐의 햇살에도 벅차게 행복해하는 나를 잘 아셔서
햇살에 비할 수 없이 더 귀한 아이들을 사랑하라고… 그러신 게 아닐까 하며
하늘을 한 번 째려본다. 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