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뉴질랜드 삶에 마침표를 찍다

그래도 나, 참 잘 살았구나.

by Bonita

내가 뉴질랜드에서 살았던 3년이란 시간이 마치 꿈만 같다.


2018년 10월 첫 워킹홀리데이를 뉴질랜드로 떠났다. 그리고 뉴질랜드에서 산 지 1년이란 시간이 막 다 닿았을 때쯤 워킹홀리데이로 다른 곳을 살아보고 싶어 한 참 찾아봤었다.

하지만, 삶은 언제나 그렇듯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것 같다. 나는 비자 만료 한 달 전에, 뉴질랜드에서 워크 비자를 받기로 결심했다.


워크 비자를 받으면서까지 뉴질랜드에 남고 싶었던 이유는 여행을 조금 더 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대로 가면 여행도, 영어도 죽도, 밥도 안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뇌리에 스쳤다.

그래서 더 있을 수 있는 방법은 워크 비자라고 생각했고, 정말 운 좋게, 받을 수 있었다.

모든 건 다 내 계획대로 흘러갔다.

그때의 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년만 더 머물 계획이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나의 모든 계획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갈려고 할 때마다, 락다운이 됐고, 자동으로 비자가 연장됐다. 사실, 자동 비자 연장을 포기하고 한국에 들어갔어도 됐는데 그러고 싶진 않았다.

남들은 있고 싶어도 못 있는 곳인데,

다른 사람들은 연장되고 싶어도 안 되던데,

하늘에서 주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난 그 운명 같은 기회를 받아들였고, 또다시 1년을 더 살았다.

지내는 동안, 나의 마음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수 백번씩 바뀌었다.


그리고 3년 뒤, 지금 뉴질랜드에서의 삶을 마침표 찍었다.


모든 걸 결정하고 난 뒤,

몇몇의 사람들에게 알렸고,

'나'도 '그들'도 이별을 준비하게 됐다.

준비하게 되면서도 '내가 진짜 한국을 간다고?

근데 이건 비행기 타기 전까진 모르는 일이니까'란 생각이 가득했다.

여기에 미련이 있어서라기보단 그냥 내가 한국 간다는 게 믿기지 않았고, 비행기 티켓을 끊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계속 여기에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티켓은 끊었지만, 그날 비행기를 타야만 알 수 있는 것 같아'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난 예정대로 2021년 10월 23일 뉴질랜드를 떠났다.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됐고, 오전 11시 20분에 난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북섬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 2주 자가격리를 했고, 그 이후, 정말 짧은 3일 동안 내가 꼭 인사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했고, 최대한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턱 없이 부족한 시간들이었다.

내가 생각한 이별은 이게 아니었는데..

내가 생각한 끝맺음은 이게 아니었는데..

인사를 제대로 하고 싶어 여행도 정말 짧게 다녀온 건데.. 근데 그걸 깨닫기엔, 그리고 다시 되돌리기엔 시간이 없었다.


그냥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했다.

격리가 끝난 뒤, 나의 일정은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해 저녁에 끝났다. 많게는 여섯 팀, 적게는 세 팀을 만나며 Say goodbye를 했다.


생각보다 슬프지 않았다.

눈물도 나지 않았다.

이건 내가 이들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다시 만날 수 있음을 확신하기에,

국경이 풀리면 내가 다시 방문할 것이기에,

이들이 꼭 한국을 올 것이기에 슬프지 않았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웃으면서 헤어졌다.

'내년에 보자' 혹은 '한국에서 보자, 뉴질랜드에서 보자'

이렇게 아름다운 이별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했다. 너무 슬픈 이별이 되지 않았음에 감사했다.


그리고 내가 뉴질랜드에서 머문 3년이란 시간은 결코 헛되지 않았고, 정말 잘 살았단 생각이 들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친구들의 깜짝 서프라이즈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배웅 그리고 예쁜 카드들과 많은 선물들, 사진들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과분하게 많이 받았다.

정말 행복하게 모든 걸 안고 간다.


이 행복을 빨리 한국 가서 보여주고 싶다.

내가 3년 동안 얼마나 잘 지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

내 곁에 어떠한 사람들이 있었고, 날 지켜줬는지

빨리 공유하고 싶다.

빨리 보여주고 싶다.


비행기를 타고 치치를 떠난 지, 네 시간이란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도 내가 한국으로 간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잠깐 넬슨으로 여행 가는 것만 같다.

잠깐 한국을 방문하는 것만 같다.


한국을 도착해서도 똑같을 기분이 들 것 같다.

이 모든 게 다 꿈같아서 그런 기분이 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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