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결정을 하기까지
오늘도 평화로웠던 뉴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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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내게 말했다.
이토록 뉴질랜드에서 뚜벅이로 적응 잘하고,
재밌게 보냈던 사람은 너뿐이었다고.
평생토록 여기 살 줄 알았는데 왜 가냐고.
뉴질랜드 떠나는 게 안 아쉽냐고
다 포기하고, 한국 가는 게 안 아쉽냐고.
분명 후회할 할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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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는 하겠지,
도착하자마자 후회할 수도 있어.
꽉 막히는 도로, 사람 많은 거리, 숨통 막히는 마스크,
계산적인 사람들, 비교하는 사람들, 살 얼음판의 정치 세계
난 머리 굴리는 걸 안 좋아하는데,
가서 머리를 굴려야 하니까.
별 것도 아닌 것과, 별것도 아닌 일에
비교 아닌 비교를 당해야 하니까.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고 싶지 않은데,
가야만 하니까.
난 그냥 남들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돈을 벌길 원하고, 세상을 행복하게 살고 싶으니까.
내가 원하는 건 소소한 행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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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난 이곳에 더욱더 머물고 싶었다.
그래서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아예 정착하려고 준비 중이었다.
이것을 위해, 한 달 동안 새벽 작정기도를 시작했었고, 몇 달에 걸쳐 부모님과 상의를 했고, 비자 진행을 해 왔었다.
그런데 딱 한 달.
그 한 달만에 내 마음은 바뀌었다.
그때가 내게 가장 큰 고비였고, 매일 힘듦의 연속이었고, 더 이상 이곳에 살고 싶지 않았다.
난, 이곳에 행복하려고 왔는데, 더 이상 이곳이 행복하지 않다면, 더 이상 여기에 남을 이유가 없었다.
한국이 아무리 힘들어도, 여기나 거기나
그래도 쉽게 무를 수가 없었다. 포기하기엔, 참 예쁜 곳이었고, 먼 미래를 봤을 때, 이곳에서 살고 싶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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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난 또다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새벽기도 그리고 새벽 달리기를 시작했다.
한 참을 달리는데,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그리고 그때, 결정했다.
만약, 내가 1년을 산다면,
과연, 어디에 머물고 싶은지.
답은 간단했다. 한국이었다.
나의 가족이, 내 친구가, 나의 모든 것이 있는 한국이었다.
그리고 난 바로 한국행 티켓을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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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짐은 당연히 슬프다.
그런데도 난 매일 웃고 있다, 이 모든 걸 내가 결정했기에.
번복은 없다, 후회도 없다
난 정말 이 결정을 하기까지,
모든 최악의 상황 그리고 영주권을 취득했었을 때의 상황까지 모든 시뮬레이션을 했었다.
그래서 후회는 없다 아직까지는.
그냥 빨리 한국 가는 게 기다려질 뿐, 행복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