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나 한국 가지 말라는 거 아니야?

두 번의 비자 연장, 그리고 두 번의 락다운

by Bonita

한 달 전, 드디어 한국행 비행기표를 결제했다

급작스럽게 한국행을 결정한 데는

내 삶이 행복하지 않아서였다.

행복하기 위해서 뉴질랜드에 왔고,

행복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남아있었는데.

지금은 행복해서 있다기 보단 버티고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여기에 살아서 영주권을 받느냐가 아닌, 내가 이곳에서 언제까지, 얼마만큼 버티느냐의 느낌, 내가 언제 두 손, 두 발 다 드느냐의 느낌)

그래서 결정했다, 한국

이 정도면 됐다, 뉴질랜드

미련이 안 남는다면 거짓말이겠지

후회를 안 한다면 거짓말이겠지

그렇지만, 이 정도면, 이 정도면 만족한다

사실 나는 1년만 뉴질랜드에서 머물 생각이었다.

그런데 Covid 19가 터졌고, 예상치 못하게 비자가 연장이 됐고, 국경이 봉쇄됐다.

이것은 정말 천운이면 천운이었고, 불운이면 불운이었다. 하지만, 내겐 천운이었다.

뉴질랜드는 Covid 19가 터지자마자 국경을 봉쇄했고, 자국민 외에는 입국을 금지시켰다.

그리고 나는 그때, 한 참 호주 여행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만약, 그때 내가 호주에 갔더라면... 여행은 여행대로 못하고, 돈은 돈대로 날렸겠지? 물론 추억은 쌓였을 거야. 그렇지만, 아니다 안 가는 게 나았지.

그냥 내가 모든 운이 계속 좋았던 걸로 하자.

난, 내 비자가 자동으로 연장이 될 때마다 궁금했다.

왜, 계속 나일까? 왜, 내가 한국에 가려할 때마다 국경이 봉쇄되고, 비자가 연장이 될까?

내가 여기에 살 운명인가?

비자가 자동으로 연장된다는 건 쉽지가 않다.

여기에 있는다고 해서 다 연장되는 것이 아니며, 내 비자가 만료되는 시점과 그리고 정부가 연장해 주려하는 비자 만료 시점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난 정말 딱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뉴질랜드에서의 운명을 받아들이려고 했다.

이곳에서 그냥 살아야지 했다.

근데 그게 참 쉽지 않더라.

내가 생각했던 것이, 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때, 뭔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 때.

한국이면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여지는데.

이곳은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이렇게?', '내가 무엇 때문에 여기에 남아있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손뼉 칠 때, 떠나라란 말이 있지 않은가?

그 말이 정말 100%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손뼉 칠 때, 다른 사람들과 행복하게 웃으면서 헤어질 수 있을 때 떠나야지 했다.

그래서 정말 힘겹게 한국행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끊자마자 다시 락다운......(이틀 전, 델타 바이러스 확진자 1명이 뉴질랜드에서 나왔기 때문.)

좀 두렵다.

이러다가 나 진짜 내년에도 여기에 남아있는 거 아니겠지?

아니, 이 정도면 나 한국 가지 말라는 거 아니냐고..

내가 마음만 먹으면 자꾸 락 다운되는 게 참 이상해.

이상해도 너무 이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