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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기 없이도 반짝이는 인간입니다. 자가충전 포장지

by 따뜻한 수첩

인간은 죽을 때까지 외로운 존재인가? 혼자 있을 때도, 함께 있어도 스며드는 이 외로움은 뭘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 비참함 마저 밀려온다. 말하지 않아도 내가 바라는 깜짝 소프라이즈를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깍 고마워. 안 그래도 나 그거 필요했는데!"

"어머! 어떻게 알았어? 나 진짜 거기 가보고 싶었는데!"

나도 그런 말 좀 해보고 싶다. 왜 이렇게 다들 내 마음을 몰라주는지.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구멍에 바람이 슝슝 뚫고 지나간다.



#1 결핍=충분


기대했던 걸 받은 여운은 과연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까? 의외로 내가 바라는 대로 실현된 경우보다 기대하지 않은 무언가를 얻은 경우, 그리고 내가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해준 경험이 오히려 더 진하게 기억에 남는다. 이벤트를 해 준 사람과 이벤트를 받은 사람에게 물어보면 아마도 이벤트를 열어 준 쪽이 디테일까지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어렸을 적, 어버이날 부모님을 위해 해 드린 요리과정이나, 부모님의 반응은 아직도 생생하게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내가 그때, 잡채 만들어서,,, 엄마가 맛있다고 했잖아?"

"아,,, 아! 맞다. 그랬던 것 같다!"

기억의 온도 차는 늘 이런 식이다.


예전 영어공부 중에 읽었던 지문 하나가 있다.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충의 내용을 이랬다.


파티에 초대받고 싶다면 내가 파티를 주최해 보자. 누군가에게 러브레터를 받고 싶다면 내가 소중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써보자. 내가 가까이 두고 싶은 사람이 되어보자. 그러면 적어도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이 글을 보고, '무언가를 기대하고 상상하는 사람은 사실, 그런 자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아주 사랑스러운 자질 말이다. 누군가를 기쁘게 해 주는 것에는 기발함이 필요하다. '왜 내 곁에는 이런 사랑스러운 사람이 없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사랑스러운 아이디로 가득한 사람이다.



#2 우리는 자가충전 전구다.


이것은 '나에게는 그런 좋은 친구가 하나도 없어,,,'라는 결핍이 아니라, '어쩜! 나는 대체 왜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디어로 가득한 인간인 걸까?'라는 충분인 것이다.


인간은 모두 전구다. 밝게 빛나는 전구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빛나는 전구에게 끌린다. 그리고 주위까지 환하게 비추어주는 전구 옆으로 가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내 전구가 꺼져있을 때, 빛나는 전구 옆에서 살짝 빛의 맛을 본다고 한 들, 그 전구처럼은 될 수 없다. 결국 우리 모두는 스스로 빛을 내어야 한다. 더 많은 전구들이 스스로 켜지면 빛은 몇 배로 강력해질 것이다.


'연락 한 번 해주지.' 이런 생각이 들 때, 기다리던 사람에게 카카오톡 선물과 메시지를 보내면서 히죽거려 본다. '나는 참 사랑스럽기도 하지.'라고 생각하면서,,, 기다리지 않고 건네는 마음은, 가장 먼저 나를 따뜻하게 한다. 오늘도 이걸로 자가충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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