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핍, 상실을 안은 이들에게 건네는 위로
브런치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작가님들의 글을 보며
결핍과 상실의 감정을 안고서 살아가는 이들이 참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비단 사람과의 이별에 국한되지 않고 반려견과의 헤어짐으로 인한
펫로스 증후군으로 힘들어하시는 분 또한 계셨다.
각자의 인생에서 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의 아픈 마음이 조금이나마 덜 아프도록
위로를 건네고 싶을 때가 많은데, 난 무슨 말을 하는 것이 좋을까.
서울에서의 사무직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부산에서 주야교대 현장일을 하게 되면서
이전엔 접해보지 못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크게 속내를 숨기지 않고 보다 날 것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들려주는 이들이 많았는데,
어느 날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여자 후배가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오빠~혹시 민사소송 해 본 적 있어요?
친한 언니에게 큰돈을 빌려주었는데,
개인파산을 해버리고 연락도 안 받아요.
원래 돈이 많았던 언니라
차용증 같은 것도 안 썼고요.
몇 천만 원이라는 큰 금액을 믿었던 사람에게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게 될 상황임을 알게 되었을때의
충격과 무력감은 당장의 생계가 어려워지는 것 이상으로 힘들고 상대에 대한 분노를 넘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자책으로 이어지기까지 한다.
안타까운 사연에 몇 가지 조언을 하기 전, 가장 먼저 이렇게 답해주었다.
참... 너무 힘드시겠어요.
제가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얼마나 힘드실지...전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저 역시도 같은 경험을 했던 적이 있어서.
나의 사연을 이야기했을 때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뭘 믿고 그런 큰돈을 빌려준 거야?" 하는 반응이
지인들에게서 터져 나왔을 당시, 다니던 직장의 본부장님께선 유일하게 담담한 어투로
"나도 그런 적 있었어. 뭐 어쩌겠냐.... 상대가 돈이 없다는데."라고 답하셨었다.
참 신기하게도 어떠한 문제 해결책을 제시한 것도 아니지만
나와 같은 경험을 먼저 했던 이가 가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가라앉고 진정되는 것이었다.
간절한 도움을 차마 거절하지 못한 나의 잘못이 아닌, 그저...
살아가다 한 번쯤 겪게 될 수도 있는 사고 같은 것으로 생각의 전환이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었다.
결핍과 상실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도
나 역시 그렇다고.... 그리움과 후회를 안고 살지만,
이 힘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순간의 소중함을 진정으로 깨달아
다시 행복한 나날들이 올 거라 믿고서 같이 힘내보자고 전하고 싶다.
p.s :
작은 선물로 귀여운 강아지 사진을 보내드린다.
아래 사진은 올해 홍콩 기상청에서 관측되어 화제가 된 강아지 모양의 구름이다.
서울에서 직장을 퇴사하고 부천 시골길 산책을 매일 다닐 때,
이와 같은 강아지 구름을 직접 목격한 적이 있다.
아래는 해운대 산책 중에 만난 너무나 얌전한 강아지 8마리이다.
평온한 밤이 되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