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언젠가 유튜브에서 연세가 지긋한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삶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한 영상을 본 적이 있다.
놀랍게도 약속이나 한 듯 모든 분들이 비슷한 대답을 하였다.
생각만 하고 도전해보지 않은 일이 후회돼요.
마음만 먹고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이 후회돼요.
이처럼 시도해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미련이 남아 돌이 켜봤을 때 가장 후회된다는 이야기였다.
언젠가 노년에 접어들게 되었을 때 나 역시 같은 대답을 하게 될는지 모르지만,
어떠한 일이든 만족 혹은 불만족, 성공 혹은 실패의 결과에 따라
또다시 도전에 대한 후회를 하게 되는 것이 사람일지도 모른다.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서울에서 첫 번째 직장을 그만두지 않고 지금까지 다녔다면?'
'사무직을 퇴사하고, 고향에 내려와 생산직을 시작한 것을 후회하나?' 등등.
긴 방황의 시간을 넘어선 탓인지 생각보다 쉽게 그 답을 내릴 수 있었다.
많은 고생을 하고 비록 결과가 좋지 못했더라도 나의 선택에 후회는 없다는 것.
삶에서 가장 후회되는 게 하나 있다면, 계속 뒤를 돌아보고 후회의 시간을 너무 길게 가져갔던 것이
돌이켜보면 후회될 뿐이다.
어떤 선택이든 당시에 많은 고민을 하고 최선이라 믿고 내렸던 것이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경험으로 얻게 되는 것들은 책을 통해 배우는 이론만으로는 얻기 힘든
큰 생각의 전환을 가져다주었다.
사무직이든 현장직이든 과도하게 통제가 심한 보수적인 회사에선
공기의 밀도가 낮아진 것처럼 특유의 숨 막히는 분위기가 주는 정적이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버티고 버티다 끝내 퇴사 의사를 밝혔을 때,
그 어떤 의견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의사결정권도 없던 곳에서 퇴사일자만큼은
내가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는 것에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와 벌써 여러 곳의 생산현장을 경험하였다.
지원했던 곳 중에는 서울의 마지막 직장에서 본사 과장으로 근무했던 기업의
부산 생산공장도 있었을 정도이니, 지난 과거에 대한 안녕은 깨끗하게 했다고 볼 수 있겠다.
취업카페에서 종종 거론되는 '양산, 울산에서 피해야 할 몇 대 기업'이란 게시물이 있는데,
난 그곳에 나오는 악명이 높은 3대 공장을 모두 경험해 보았다.
그중 업무 강도를 떠나 가장 보수적인 분위기의 공장은 매 출근 때마다 관리자가
마음에 안 드는 지적사항을 소리치며 윽박지르고 시작하는 분위기였는데, 아무리 본인은 잘못이 없어도
여러 개의 라인중 누구 하나가 사소한 잘못을 하거나 청소 상태가 미비하면 군대처럼 전체가 욕먹는 곳이었다.
대개의 공장은 생산현장과 사무실이 분리되어 있지만 이곳은 층수만 다를 뿐 함께 있기에
수시로 대표이사나 관리자들이 오다니며 작업자를 빤히 쳐다보며 감시하고,
CCTV 로도 자주 본다는 말을 대놓고 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규모가 큰 기업에서 일할 때에도, 훨씬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는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던 친구를 진심으로 부러워하기도 했다.
본사는 타 지역에 있고 부산지사에선 4~5명의 소규모 인원들로만 일하는데,
연봉이 적은 것이 가장 불만족스럽긴 하지만 동료들 모두 사이가 좋고 별다른 터치가 없기에
그 친구는 10년 이상 장기근속을 하였다.
한 때는 나 역시 무조건 본사에서만 근무를 희망하고, 공백이 길어져도 정규직만 고집하던 시기도 있었다.
뭐가 되었든 보다 비전 있어 보이고 처우가 나을 거라 생각했고 그것이 일부 사실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사기업에서의 정년보장은 불가능에 가깝고 그 시기 훨씬 이전에 본인이 제 발로 퇴사하는
인원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 역시 알아야 한다.
여러 곳의 공장을 거쳐 지금 일하고 있는 곳 역시 본사는 규모가 큰 회사이지만,
내가 있는 곳은 2 공장, 3 공장 같은 지사와 같은 곳에서 주야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채용공고에선 절대 알려주지 않기에 입사하고 나서 놀랬던 부분이 있는데
야간근무를 하게 될 때엔 관리자가 없어서 생산량만 맞춘다면 완전히 자유롭게 근무가 가능하다.
또한 자동화설비로 돌아가기에 계속 사람이 서 있을 필요 없이 의자를 가져와 앉아있는 것도 허용된다.
(앞전에 일했던 곳들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퇴사를 하고 자영업을 시작하여 실패한 이는 '무조건 버텨라, 직장을 다니는 게 최고다.'라고 말하는 것을 본다.
반대로 좋은 결과를 얻은 이는 '직장을 다니며 준비를 충분히 하고 창업을 해라.'라고 말할 것이다.
처음 말한 것처럼 어떤 선택을 하든 당장에는 결과에 따라 후회할 수 있지만,
새로운 길에 도전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 역시 나중에라도 따라올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정답은 없는 것이니 그저 마음을 한결 가볍게 가지고,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나도, 여러분도 앞으로 계속 나아가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