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스블루 Apr 05. 2023

운동 왜 해?

갓생 프로젝트도 다이어트 성공기도 아닌 3개월 운동 후기

2023년을 앞두고 결심한 건 딱 하나였다.

‘운동을 하자!'


일, 사람, 돈 걱정하기 전에 한 해 동안 내 몸을 튼튼하게 만들어보기로 했다. 더 이상 힘들어서, 피곤해서 못하겠다는 말이 내 입에서 나오지 않길 바랐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 글은 다이어트 성공기도, 갓생 살기 장려글도 아니다.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에게 계속 운동하라고 남기는 당부글이다.




작년의 나는 이직을 했고 이별을 했다. 익숙하고 안전한 도로를 벗어나 새로운 길에 뛰어들고 싶었다. '너무 일찍 편안한 자리를 찾아버린 건 아닐까? 5년 뒤의 내가 전혀 다른 모습이라면? 재밌지 않을까?'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고 돌아보니 너무나 컸던 선택들을 턱턱 해버린 해였다.


무작정 새로운 길에 서보니 힘이 필요했다. 기력이 조금 더 남아 있다면 괜찮은 결과물을 냈을 텐데. 퇴근하고 조금만 덜 피곤해도 약속을 잡을 텐데. 하고 싶은 게 많아지자 물리적 한계가 느껴졌다.


힘을 기르면 나아지려나? 근력 운동과의 인연은 작은 기대에서 시작됐다.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이대로 흐지부지되는 건 싫어서 헬스장에 갔다.


PT를 받기 시작한 지 3개월이 된 지금, 근력 운동은 빼먹을 수 없는 루틴이 되었다. 움츠러들어 있던 어깨가 건실하게 펴졌고, 미워하던 두 다리를 믿게 되었다. 몸무게가 줄지 않아 의기소침해질 때도 있다. 그럴 때마다 더 무거운 무게를 거뜬히 드는 나를 확인한다. 어제의 몸보다 오늘의 몸은 분명 튼튼해지고 있다.


이 글도 운동 덕에 쓸 수 있다. 데드리프트, 바벨 스쿼트, 숄더 프레스 덕에 한 문장이 한 문단이 된다. 놓치지 않은 유산소 30분이 한 편의 글을 완성할 힘을 준다. '그 무게도 들었는데! 스스로 헬스장에 가는데 다른 건 왜 못하겠어!'란 생각으로 마주한 일을 해결하고,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니 다른 누구도 아닌 내일의 나에게 부탁하며 이 글을 마친다. 빡셀 필요 없으니까 멈추지만 말고 계속 운동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일단 하면서 생각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