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달리 Apr 27. 2023

믹스커피와의 N번째 이별

홈트레이닝과 습관의 선순환

홈트레이닝과 습관의 선순환

간헐적이던 홈트레이닝을 매일 하기 시작한 게 작년 10월부터니까 어느덧 7개월이 되었다. 여행이나 아주 늦은 귀가, 심한 몸살이 아니고서는 건너뛰는 일이 없었다. 30분 정도 가벼운 요가로 시작했다가 요즘은 며칠간 근육통이 느껴지는 강도의 근력 운동과 폼롤러 스트레칭을 병행하며 90분씩 진행하고 있다.


피트니스 센터 등록 좋은 운동 동기 되지만, 매번 센터에 갈지 말지 선택해야 한다는 장벽이 존재한다. 반면 집에서 하는 운동은 1차 선택지가 없는 대신 소파와 침대의 유혹이 강력한 데다 귀찮음과 배부름도 큰 걸림돌이다. 게다가 건망증도 한몫을 하는데, 생각 없이 샤워를 먼저 해버리고 나면 운동 의지는 성냥불처럼 사그라들고 만다.


리하여 의지와 기운이 있든 없든, 집에 오면 홈웨어 대신 운동복으로 갈아입는 습관을 들였다. 몸에 딱 붙는 운동복을 입고 있으면 양껏 먹으려다가도 의식하게 되고, 잠깐 눕는다거나 늘어지는 자세를 취할 때도 마음이 불편해진다. 운동을 잊고 샤워를 먼저 하는 일이란 있을 수도 없다. 그 효과를 경험하고 나서, 홈트를 지속하기 어렵다는 지인들에게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운동복 입기보다 더 결정적인 동기는 운동의 시작과 끝을 알리고 좋은 운동법을 공유하는 친구들의 존재다. 격려하며 감시하다가도 누군가가 너무 달리는 날이면 자제도 시키면서 셋이서 서로를 코칭해 준다. 운동을 쉬려면 이유를 고하고 허락을 구해야 하니 게으름을 피울 수가 없다. 이 두 가지가 요소가 없었다면 홈트는 작심삼일만 반복하고 있었을 거다.




몸에 드라마틱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운동을 의식한 건전한 습관이 생긴 것만으로도 만족한다. 한 달이면 4~50시간이다. 힘들게 매트 위에서 땀 흘린 시간을 헛수고로 만들 수는 없으니까, 다이어트 식단이나 단백질 위주까지는 아니지만 기름진 음식의 섭취 빈도를 줄이고 체중을 매일 확인하며 조절하는 습관이 생겼다. 그렇게 싫어하던 걷기에도 적극적이 되어서 틈 나는 대로 걸음 수를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출근하면 아메리카노를 한 잔 마시고도 믹스커피를 한 잔, 점심 먹고 또 한 잔 하 습관을 끊은 것도 잘한 일이다. 카페인 자체가 중독성이 강하지만 그중에서도 믹스커피는 습관성 음용이다. 마시기 시작하면 출근하지 않는 주말에도 생각이 나고, 텁텁한 기분이 누적될 때쯤 더는 마시지 않겠다고 다짐하면 또 쳐다도 안보는 게 믹스커피니까. 이런 이유로 마시다 끊기를 반복해 왔으니 이번 이별 선언이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적당한 근육통과 꿀잠 그리고 운동 메이트들과의 끈끈함도 나의 습관이 되어가고 있다. 건강에 가장 영향력이 큰 건 직접적인 운동 효과나 건강식품, 영양제도 아닌 좋은 습관의 누적이 아닐까? 그러니 근육이 마구 생기거나 보디 라인이 매끈해지지 않는다 해도 좋다. 건강함이 선택의 기준이 되고 하루를 보람으로 마무리하는 루틴을 지키는 것을 홈트레이닝의 목표로 삼아 계속 달려 보기로 한다.




Photo : pixabay.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