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s all you need.
쌀쌀한 겨울이 되면 거리엔 러브 액츄얼리의 OST 'All You Need is Love'가 울려 퍼집니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사랑뿐이라며 스케치북을 넘기는 장면은 수많은 커플이 따라했습니다. <릴로 & 스티치> (2002)는 흰 눈 내리는 추운 겨울날이 아니라 모기 날리는 무더운 여름날에도 사랑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릴로 & 스티치 시놉시스>
투로 행성의 과학자 줌바는 유전자 실험을 통해 거의 파괴 불가능하고, 매우 똑똑하고, 힘도 매우 강하지만 수영을 못 하는 외계 생명체 스티치를 만듭니다. 한편, 어린 소녀 릴로는 언니 니나와 함께 하외이 섬에서 단둘이 살고 있었는데, 지구로 도망친 스티치를 입양하게 됩니다. 말썽구러기 스티치는 계속 사고만 치고, 총사령관과 그의 부하들이 지구로 찾아와 스티치를 체포해 가려고 하는데...
4인 4색 사랑 바보 이야기
디즈니 &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의 모든 주인공은 각자 부족한 점이 있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조 가드너, 유명 레스토랑의 메인 셰프인데 요리를 못하는 링귀니, 남들 다 갖고 있는 능력을 혼자 못 깨달은 미라벨처럼, <릴로 & 스티치>의 네 캐릭터는 사랑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각자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사랑을 깨닫지 못한 사랑 바보였습니다.
줌바 주키바 박사의 626번째 실험체 스티치는 못 말리는 파괴 전차로 태어났습니다. 두뇌도 명석하고 몸도 튼튼하지만, 그 누구한테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해 어디서든 말썽을 부립니다. 그의 파트너 릴로는 어릴 적 부모님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고, 그 때문에 친구들과 친해지기 어려워합니다. 친구들과 언니와 사정없이 싸우는 모습은 그의 파트너 스티치를 연상케 합니다.
영화의 두 주연 릴로와 스티치처럼, 이들을 빛내는 두 조연 나니와 데이비드도 사랑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릴로의 언니 나니는 일찍 세상을 떠난 부모님 대신 어린 동생을 돌봅니다. 하나밖에 없는 혈육 릴로를 사랑하지만,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다 보니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나니의 소꿉친구 데이비드는 그를 좋아한다. 나니와 사귀고 싶지만, 거절당할까봐 자신의 마음을 숨겼습니다. 여러 사건에 휘말린 나니를 돕고 싶지만, 친구 이상 연인 미만의 애매한 관계 때문에 섣불리 개입하기 어려웠습니다.
사랑을 몰라서 이 세상에 적응하지 못했고, 사랑이 부족해 언제나 외로워했습니다. 사랑을 줄 수 없어 남몰래 슬퍼했고, 사랑하지 못해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서로를 소중히 하는 마음을 깨닫고 각자 한 걸음 더 나아가니 모든 일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도와 달라'는 스티치의 말에 감동한 줌바 주키바 박사가 그를 옥죈 족쇄를 풀어준 것처럼 말이죠.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을 몰라 남몰래 아파했던 릴로와 나니 자매, 그리고 이들의 가족이 되고 싶었던 스티치와 데이비드. 사랑 바보 넷이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 부족한 점을 채우는 새로운 가족이 되었습니다. 모든 아픔에 사랑이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이들에겐 그 무엇보다 사랑이 필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