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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Feb 14. 2024

직업·심리검사를 해석할 때면

절대반지는 없다.

직업·심리검사는 직업상담사의 유용한 상담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실시해 본 경험이 있는 직업선호도검사부터 가치관검사,DISC, E-DISC, 적성검사, MBTI 등. 이렇게 다양한 검사를 상담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내담자에게 실시하고 해석할 일들이 있다. 이런 검사들을 실시하고 해석할 때 직업상담사로서 꼭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과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전해보려 한다.


먼저 모든 검사의 결과는 개인에게 맞는 해석이 필요하다. 두 명의 내담자가 유사한 검사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진로까지 유사하다고 볼 수는 없다. 내담자의 직무 관련 역량과 지난 경험들, 그리고 가치관 등을 모두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


어느 직업상담사 선생님께 직업선호도 검사 해석 상담을 받은 적이 있다. 관습적이고 반복적인 일을 싫어하는 성격임에도 오랜 취업 준비 기간과 스트레스로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싶다는 욕구를 가진 채 검사를 실시했더니, 평소보다 관습형이 다소 높아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 그때의 직업상담사 선생님은 해석 과정에서 나의 상황을 물으며 대화를 나누기보다 일반적인 유형별 특성에 대해 줄줄 읽는듯한 해석을 해주셨다. 그리고 회계직무로 자격증을 취득하여 지원하면 좋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셨다. 조금 의아한 마음이 들었지만, 선생님께서 그리 해석해 주신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 시기의 내가 스스로 진로 고민을 하기보다 수동적이고 상담에만 의존한 잘못도 있다) 이후 회계직무가 나와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깨달은 것은, 몇 달간 전산회계 1급과 전산세무 2급을 취득하고 채용 면접 과정까지 겪은 뒤였다. 일방적인 해석이 자칫 잘못된 진로 결정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나와 같은 내담자를 만드는 불상사를 겪지 않으려면, 모든 검사 해석 과정은 단지 검사에만 의존하여 마치 녹음기처럼 결과를 외워서는 안 된다. 검사 실시 이전에도 이 검사가 필요한 내담자일지 꼭 대화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 검사 이후에도 유형에 대해 설명을 가벼이 하고 꼭 결과에 대한 내담자의 생각은 어떠한지, 관련한 경험이 있었는지를 차근차근 이야기 나누어가길 권한다.


다만 이러한 검사는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는 못한다. 대부분의 직업·심리검사는 자기평가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 내 반복하여 실시하더라도 결과가 다소 다를 수 있다. 이전 나의 과거 사례와 유사하게, 취업 스트레스를 크게 겪고 있는 대학생 내담자에게 직업선호도를 실시할 경우 관습형이 높게 나오며 내담자 자신도 이를 낯설게 여기는 경우가 있었다. 상황과 기분, 주변 환경에 따라 조금씩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거듭하여 전달하지만, 검사와 해석은 단지 도구일 뿐이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심화적인 상담이 이어져야만 한다.



검사와 해석 과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팁.


단골 검사인 직업선호도검사에 대해서는 이전에 언급했던 사이버진로교육센터에서 관련 강의를 들어볼 수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검사 결과를 토대로 내담자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해석 과정에서 상담사 역시 ‘당신은 ~할 것이다.’보다는 ‘당신은 더 ~할 수도 있다.’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내담자는 몇 가지 간단한 검사로 판단 당하는 것과 유형에 스스로를 한데 묶어 치부해 버리는 것을 꺼려 이처럼 진행할 경우 방어적인 자세를 취한다.


어느 검사이건 낮은 수치가 나올 경우 속상해하는 내담자들이 존재한다. 이들의 불필요한 자존감 상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가능한 긍정적인 어휘를 활용하자. 또 검사 결과에 ‘좋다/나쁘다’는 없으며, 이러한 결과가 나온 근거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고 만약 장애물이 있다면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이 되었으면 한다.


결론적으로 상담사와 내담자 간의 소통이 더욱더 중요한 것은 변함이 없다. 검사는 단지 조금 더 쉽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도록 할 뿐이다. 직업·심리검사는 (특히 직업선호도검사!) 한 번 사용이 익숙해지고 나면 정형화되고 업데이트가 잘되지 않는 도구이기도 하다. 그러니 의식적으로도 더 숙련된 해석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검사를 실시하며 내담자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 과정 중 유의미한 표현이나 와닿는 특징이 있다면 다음 상담에서도 적용하며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 자주 언급된 직업선호도검사에 대한 더욱 양질의 해석을 위해 나 역시도 STRONG 교육 수강을 고려하고 있다. 직업·심리검사를 올바르고 더욱 유용하게 사용하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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