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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Feb 17. 2024

직업선호도검사 붙잡고 늘어지기(1)

관습형(C), 사회형(S), 진취형(E)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직업심리검사라고 하면, 직업선호도검사가 아닐까 한다. 상담이 익숙하지 않았던 때부터 직업선호도검사를 해석할 일이 왕왕 있었다. 그리고 그때에는 나조차도 잘 모르는 터라 해석 자체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곤 했었다. 그런데 검사와 해석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더 알게 될수록 점점 더 재미있어졌다. 만약 나에게 상담실에서의 최애 검사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직업선호도검사라고 단번에 대답할 것이다.


직업선호도검사는 고등학생 때나 대학교 대학일자리센터/취업교과목/취업처 또는 국민취업지원제도 과제물로 대부분 한 번씩은 경험을 해보게 된다. 때문에 대부분의 내담자들에게 직업선호도 검사를 해본 적이 있느냐고 하면 낯설다는 표정을 짓지만, ‘육각형으로 결과가 나오는 검사’라고 하면 반가운 반응이 보인다. 그만큼 익숙하기 때문에 해보자고 제안하기도 쉽고, 워크넷을 통해 접근도 간편하다. 비교적 짧은 시간(S형의 경우) 내에 내담자에게 마치 심리테스트를 하는 듯한 즐거움과 진로의 방향성을 동시에 제시할 수 있다.


각 유형이 어떤 특징을 가지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관련된 정보는 검사 결과 페이지에도 있고, 검색으로 쉽게 얻을 수 있으며 강의도 존재한다. 내가 이전 단락에서 언급한 직업선호도검사 자체가 부담스러웠던 때에는 유형별 특징을 외워 전달하기에 급급했었다. 그래서 이 결과를 상담 자체에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상담이 어색했던 과거의 내가 눈치채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렸던 유형별 내담자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이어서 작성할 내용은 나의 상담 경험에 기반한 것으로 논리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그저 직업상담사 한 명의 주관적 생각이 가득한 개인적 시선으로 봐주었으면 한다.


가장 많이 만났던 유형은 관습형(C)이었다. 이 유형의 가장 큰 특징은 ‘계속’과 ‘자료’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환경에서 편안함을 느낀다. 그러므로 특히 전공 외 진로를 걸을 때, 새로운 기술을 배울 때, 직장이나 직업을 옮겨야 할때 불안감을 크게 느끼는 것 같았다. 그래서 심지어는 전공과 현직업/직장을 끔찍하게도 싫어하면서 ‘어쩔 수 없이’ 지속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서는 자료가 큰 도움이 된다. 이들은 잘 모르는 직업에 대해 호감을 표현하지 않으며, 충분한 정보를 알았을 때야 오랜 고민 끝에 천천히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정도의 평을 내리는 신중한 특징을 가진다. 그러니 이들이 스스로 원인 모를 불안감에 빠져있는 것 같다면 그들이 지닌 정보가 충분한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을 권한다. (추가적으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내담자의 취업 준비 기간이 유난히 긴 편이거나, 정 반대유형인 예술형(A)이 역량을 초과하여 지나친 창의성을 요구받는 경우에도 일시적으로 관습형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다음은 사회형(S)이다. 이들은 검사를 하기 전부터 이미 티가 나는 경우가 많다. 첫인사를 나눌 때부터 하얀 미소를 보이고 눈 맞춤을 어려워하지 않으며 상담사의 말에 유난히 반응이 좋은 내담자는 대체로 사회형이 높게 나왔었다. 이 유형의 내담자 중 간혹 결과를 보고 본인은 MBTI에서 내향형(I)이라면서 갸우뚱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럴 때는 사회형은 이타적이고 ‘사람’ 또는 ‘사회’를 우선시한다고 설명하곤 했다. 또 사회형이 유난히 높은 내담자 중 일부는 설명도 하기 전부터 ‘아 근데 이런 직업은 좀…’이라며 사회형 직업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었다. 본인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직업을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이면서 말이다. 이런 경우는 이전에 개인적 또는 일 경험 중 사람에게 부정적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예로 들자면, ‘제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퇴사했습니다’라고 하는 사회형 내담자에게는 전 직업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본다. 그러면 동료나 고객에 대한 스트레스가 대부분이고 직무 자체에는 꽤 만족했었다는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직무는 유지하고 새 회사로 지원하거나, 고객에게 부정적 피드백을 덜 받을 수 있는 직업으로 바꾸는 것을 추천할 수 있다.


진취형(E)은 전략적인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이것을 달성하는 데 도가 튼 유형이다. 이들이 불안을 겪는 경우는 현재 설정해 둔 목표가 없거나, 단기 또는 장기 목표가 허술한 경우가 많았다. 어떤 직업을 갖기위해 차곡차곡 꼼꼼히 준비하기보다 비교적 적은 노력으로 짧은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해내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이들은 준비 기간이 짧은 자격증을 꽤 선호하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이 가진 역량을 잘 드러낼 줄도 알고 경쟁도 은근히 즐기는 편이기 때문에 특히 면접에 유리한 유형이다. 성과를 우선시하는 이들이 많기에 관련 직업에서도 포트폴리오를 통해 지원자의 성과를 확인하고자 하는 직업군도 존재한다. 진취형이 가장 높다면 높은 수익이나 승진을 위해 이직과 전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대체로 창업에 우호적인 경우가 많다. 때문에 경력기술서나 포트폴리오를 효과적으로 구성하는 방법과 창업 관련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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