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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직서가 Apr 29. 2024

06. 꼭 해야 하는 자기 계발은?

멈춰서 사유.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하는 자기 계발은?


<질문하는 사람>이라는 책에 나오는 질문 중 하나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 내겐 운동이다. 애증의 관계다.


1년째 주 2회 필라테스를 하고 있다. 하고 나면 몸이 개운하고 상쾌함까지 느낀다. 잘자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날 때 몸도 가볍다. 잠깐 떠올려도 좋은 점들 뿐인데, 애증이라니.


매주 화, 목요일은 운동가는 날로 정해져 있다. 아침 7시면 예약을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급한 일 제쳐두고 예약부터 해둔다. 정확히 10시간 뒤, 퇴근하는 차 안에서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대부분 '오늘은 운동 안 가고 쉬고 싶다.'이다. 남편과 아이들 식사를 차리면서 다시 '아~ 나도 밥 먹고 쉬고 싶다.' 생각한다.


아침엔 다짐, 저녁엔 내적갈등. 매번 비슷한 양상이다.  


일주일에 번이나 필라테스를 하는 내게 주위에선 운동을 좋아하는 것 같다거나 열심히 한다는 말들을 한다. 그럴 때마다  "살려고 해요"라고 말한다.


20년 가까이 컴퓨터 쓰는 일을 했다. 늘 양쪽 어깨가 묵직하고 저리다. 독서를 즐기니 목뼈도 이상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통증은 목과 어깨를 벗어나 위로 향한다. 찌릿찌릿 편두통까지 말썽이다.


우스갯소리가 아닌 몸이 덜 고생하려면 운동을 필히 해야 하는 나이가 되어버렸다.






하기 싫은 건 아닌데 귀찮은 자기 계발은?


글쓰기다. 책상에 앉기 까기가 왜 그리 힘들까?


예전엔 남들이 말하는 좋은 점 때문에, 남에게 보이기 위해 글을 썼다. 쓰다 보니 하나 둘 좋은 점을 느낄 수 있었지만, 굳이 꼭 써야 하는 건 아니었다. 그냥 쓰기만 하다가 책 출간 작업을 경험하니 왜 써야 하는지 와닿았다. 책, 글 써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알게 됐다.


그럼에도 엉덩이 붙이고 의자에 앉기까지가 참 쉽지 않다. 특히, 퇴근 후 저녁식사를 차리고 소파에 털썩 파묻혀 쉬고 싶다. 깔깔깔 웃으며 예능이나 드라마보다 잠들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머릿속에 글감이 흘러간다.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날 짓누른다. 하면 좋은데, 해야 하는데. 정말 귀찮은 자기 계발이다.


        



매일 이것만 하고 싶은 자기 계발은?


독서다. 책만 읽고 싶다. 정신적 피로가 몰려들 때 종종 하는 상상이 있다. 캐리어에 읽고 싶거나, 재독 하려고 했던 책들을 가득 담아 혼자 산골 북스테이로 떠난다. 침대에 누워 책 읽다 다시 잠들고, 간단히 조식을 먹고 다시 독서에 빠져든다. 느지막이 밖으로 나와 산책하고, 푸른 숲을 보며 스트레칭도 한다. 의자에 앉아 들고 온 책을 읽기 시작한다. 오롯이 책에 빠져들고 싶을 때가 있다. 나를 찾는 남편, 아이들, 직장으로부터 벗어나 고요한 정적을 즐기고 싶다.


홀로 떠나는 북스테이 여행은 아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주말이면 이른 아침부터 책을 들고 집 앞 스타벅스로 향한다. 대리만족이랄까? 잠시 엄마, 아내의 자리에서 벗어나 책만 읽는 시간. 지금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하기 싫은 운동, 해야 하는 글쓰기, 하고 싶은 독서.

많은 사람이 하니까 따라 하는 자기 계발이 되어선 안된다.  

현재 내 삶을 채워주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봐야 한다.  


진정으로 내가 좋아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내게 맞는 것들로 균형을 맞춰서 할 때 몸도 마음도 편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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