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직서가 Apr 24. 2024

05. 책 출간 후 많이 들은 말?

멈춰서 사유

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이 날은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의  한 지방 축제일과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 사망일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출판사와 대형서점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동네 도서관에서는 선착순 500명에게 한 송이 장미를 선물하기도 했다. 애서가, 독서가의 작은 축제 같았다. 이날, 우리의 책이 발행됐다.


매해 출판사, 서점, 도서관이 축제를 열 때마다 우리 책 생각을 떠올릴 수 있게 됐다. 


작가에게 6권의 책이 먼저 도착했다. 받기 전까지만 해도  마땅히 줄 사람이 없어 고민했다. 우스갯소리로 한 명씩 100권의 책을 홍보하자고도 했다. 6권 줄 사람도 떠오르지 않는데, 100권이라니. 내가 우리 팀에 폐를 끼치면 어쩌나 싶은 생각에 앞이 깜깜했다. 한 명 한 명 선물할 사람들을 떠올리며 연습장에 싸인을 연습했다. 리본도 사서 정성껏 묶었다. 몇 명 되지 않을 것 같던 사람수가 점점 늘어갔다. 


생애 첫 책 발행에 홍보가 걱정이라고 독서모임분에게 연락하니, 지인을 소개해 줬다. 

북튜버이자 강연자, 작가였다. 책을 출간하니 뜻하지 않게 관계가 확장되었다. 


초고와 퇴고가 어느 정도 마무리 되었을 때 소수 인원에게만 출간 계획을 말했었다. 축하한다, 잘해봐, 대단해 정도의 반응을 예상했다. 책이 출간되어 지인들에게 선물했을 때도 그와 비슷한 반응을 생각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말들을 많이 들었다.      


"내 주위에 작가가 있다니. 믿기지 않아"

"내가 작가를 알다니, 세상에나"


자신들이 작가를 알고 있다는 것에 대한 기쁨. 내 두 손을 꼭 잡고 그동안 얼마나 애썼냐며 고생했다 말한다. 울컥 감동이 밀려온다.


'축하해'라는 인사는 나를 위한 말이다. 

'내 주위에 작가가 있다니'라는 건 나와 그를 한 울타리로 감싸는 말이다. 




개인 저서 준비 중에 운 좋게 공저팀에 합류하게 됐다. 출판의 전 프로세스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귀한 기회였다. 개인과 공저 모두 책 쓰기를 통해 배운 한 가지는 '겸손'이었다. 


책이라는 틀 안에 넣어 본 내 글은 세상에 그런 자만덩어리가 없을 정도였다. 

'내 말이 진리예요''제가 제일 힘들었어요'라는 식이었다. 글에서 겸손하지 못한 내가 보였다.

초고를 갈아엎길 여러 번. 부끄러운 자만의 흔적들을 지워냈다. 


책을 출간하고 배운 건 '베풂'이다. 받은 사랑을 어떻게 다 베푸나 싶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크고, 넓고, 깊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받은 마음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야겠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다. 


책 출간을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작가를 알고 있다는 것을 뿌듯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들.

책 읽고, 글 쓰니 귀한 경험을 다 해본다.   

   


나눠 주신 마음감사합니다.  

나누며 살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04. 왜 몰랐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