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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직서가 Mar 24. 2024

04. 왜 몰랐을까?

멈춰서 사유


위대한 사람이란 어떤 삶을 살았을까?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생각하며 산 건 아니다.

그저 '위대한'이란 단어 때문인지 '위인'이 떠오르는 정도.



삶의 벼랑 끝에 선 사람의 글을 읽었다.

자신을 감동시킨 스토리는 잘나고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 한다.


그럼, 누굴까?

평범한 사람들이 위기를 극복해 낸 과정이 그 어떤 이야기보다  와닿았단다.


"이런 삶이 정말 있다고?"

어제부터 읽는 책이 있다. 작가의 삶을 쓴 내용인데, 인생이 실타래처럼 한껏 얽혀있다.


지금의 작가를 알지 못했다면, 과장이 심하다고 믿지 못했을지도.


읽는 내내 '위대'라는 단어가 떠나질 않는다.



봄소식에 옷을 장만하러 아울렛에 갔다.

온 가족이 함께 다녔다. '당연한 거 아닌가? 그게 왜?'

남편과 아이들까지 다 함께 다니면 내 옷 구경하기가 힘들다.

천천히 옷을 구경하고 싶은데. 여성복 쪽에서 느긋하게 보기가 힘들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컸다고 이젠 그게 가능해졌다.

한쪽은 아빠와 스포츠 의류 매장으로, 나머지는 원하는 매장으로 분리해 쇼핑을 즐겼다. 나머지라고 해봤자 나 혼자다.  옷을 혼자 보면 봐 줄 사람이 필요한데, 구경이 끝난 쪽이 아닌 쪽으로 오기에 문제없다.


혼자 인 듯, 혼자 아닌 쇼핑을 즐길 수 있어 행복하다.

화사한 봄 옷이 잔뜩 깔린 여성의류 이벤트 몰로 갔다.

쭉 돌아보는 데 마땅한 게 안 보인다.

다시, 한벌 한벌 꼼꼼히 들여다본다.

거울로 가져가 몸에 대본다. 고개가 갸우뚱 별로다.


맘먹고 옷 한 벌 구입하려고 시간 쪼개 나왔는데

실망이다. 풀린 날씨에 출근 옷 하나 장만하고 싶었는데, 빈손으로 가긴 싫은데...


출입문을 향해 가는 발걸음 속도가 더디다.

아쉬운 마음에 문 근처 매장 옷을 유심히 뒤적거려 본다.

자세히 보고픈 옷  발견. 갑자기, 화색이 돌며 신난다.


구경 중인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맘에 드는 옷을 꺼낸다.

"한번 입어 보세요." 낭랑한 목소리에 환한 미소를 띤 점원이 다가온다. 일반 성인 키에 한참을 밑도는 여성이다.

입을 수 있게 재킷을 펼쳐준다. 살짝 몸을 숙여 걸친 후 거울을 본다. 맘에 쏙 든다. 다른 색상도 있다고 안내해 준다. 입어 본 옷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두 가지 옷 중 내게 어느 것이 어울리는지, 어떻게 코디하면 좋은지 자세한 친절한 설명까지 해주는 점원.


낭랑한 목소리와 화사한 웃음에 기분이 봄처럼 밝게 빛난다.

계산을 하니 "고객님, 이거 신고 꽃길만 걸으시길요" 라며 흰색, 검은색 양말까지 챙겨준다.

다른 사람들에게 웃음과 환한 빛을 전하는 그분에게서 '위대'라는 단어가 보인다.


왜 몰랐을까?위대한 사람이 따로 있지 않다는 걸 말이다.

타인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진실된 마음으로 관계를 맺었던 게 아니었던 것 같다.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대화 속의 나는 예의를 차리기 위해서,

나라는 사람의 이미지를 생각해서 반응했을 수도 있다.

잘 공감해 주는 사람, 착한 사람, 같이 고민해 주는 사람. 모든 마음이 거짓은 아니었겠지만, 진정으로 느끼고 다가섰는지에 대한 질문엔 자신 없다.



사람이 위대하다는 건 뭘까? 마흔 넘게 사는 동안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작년부터 자기 계발 모임에 함께하고, 그들의 굴곡진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생각하게 됐다. 삶의 벼랑 끝에선 사람의 말이 이해 갔다. 인내와 노력으로 인생을 가꿔온 모든 사람들이 위대하다. 그 속엔 '나'도 있다. 나의 인생은 그저 평범할  뿐이라고, 위대할 것 없다고 여겼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각자의 사연을 품은 모든 인생은 위대하다.



우리 모두의 삶은 위대하다.

매일 위대한 스토리를 쓰며 살고 있다.






#인생 #사유

#모든사람이위대해

#모든삶이위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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